마침 미국 내 최대 가전 유통 업체인 ‘베스트 바이(Best Buy)’ 매장이 있더군요. 한국의 할인점처럼 높은 천장을 가진 매장에는 세계에서 만들어진 컴퓨터와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 캠코더, 냉장고, 세탁기, TV, 휴대전화 등이 가득했습니다.
TV와 디지털 카메라 코너에는 파나소닉과 소니, 캐논, 후지, 코닥 등의 일본 브랜드가 많았고 컴퓨터와 프린터 분야에서는 HP 브랜드가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그 가운데 삼성전자 프로젝션TV(DLP방식)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그것도 소니 제품보다 비싼 가격에 말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유통매장에서 찬밥 신세였던 ‘SAMSUNG’ 브랜드가 TV분야에서 인정을 받는 현장이었지요.
국내에서는 ‘파브’ 브랜드를 사용하지만 외국에서는 ‘SAMSUNG’만 사용합니다. 휴대전화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브랜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죠. 현지인에게 삼성의 철자를 불러 주었더니 “아하, ‘쌤썽’ 말이군요”하면서 자신의 휴대전화가 ‘쌤썽’ 것이라고 자랑하더군요.
LG브랜드는 세탁기와 냉장고 코너 제일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LG는 아직 TV 시장에서는 그 이름을 알리지 못했더군요. 올해부터는 ‘제니스’ 브랜드 대신 ‘LG’를 알리기로 하고 대대적인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매그놀리아’라는 고급 가전 매장의 지배인은 ‘한국 제품에 대한 거부 반응은 없느냐’는 질문에 “미국 소비자들은 제품이 좋으면 어느 나라에서 만든 것인지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그만큼 디지털가전 기술이 뛰어난 삼성과 LG에 기회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의 가전매장에서 더 많은 ‘쌤썽’과 ‘LG’ 제품을 보는 것이 단지 교민들만의 즐거움은 아닐 것입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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