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의사들의 전쟁'…의사들의 추악한 권력싸움

  • 입력 2003년 8월 1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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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전쟁/핼 헬먼 지음 이충 옮김/364쪽 1만2800원 바다출판사

다른 여러 과학분야와 마찬가지로 의학도 기존의 학설을 뛰어넘는 새로운 발견에 의해 발전돼 왔다. 기존 학설의 수호자들은 때로 진실에의 열망보다는 기득권에 대한 집착 때문에 반격을 가했다. 임산부들을 죽음으로 내몬 산욕열이 ‘의사들의 청결치 못한 손’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힌 제멜바이스는 기득권층의 공격으로 의사 면허까지 박탈당하고 마침내 외진 정신병원에서 죽음을 맞아야 했다.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죽인 사(死)백신과 바이러스를 살려둔 생(生)백신의 약효를 놓고 펼쳐진 소크와 세이빈의 일전에서 승자는 없었고 두 사람 다 노벨상 수상을 놓쳤을 뿐이다.

오늘날에도 의학 분야에서 어리석은 전쟁은 존재한다. 에이즈의 정체는 1983년 미국인 갈로와 프랑스인 몽테니에에 의해 거의 동시에 밝혀졌지만, 맞고발을 포함한 양쪽의 갈등은 정작 고통받는 환자들을 도외시한 것이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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