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양의 '대인관계 성공학']실수인정

  • 입력 2003년 3월 20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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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순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한모씨. 최근에 유능한 임원 한 사람을 해고했다. 그리고 그 후유증을 심하게 겪고 있다. 그만한 수익을 창출하는 다른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내 발등 내가 찍은 셈입니다. 사실 실수는 내가 했는데, 인정할 수가 없어서 그 친구를 해고했거든요.”

그가 들려준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그 임원이 고객에게 한 프레젠테이션이 그의 맘에 안들었다. 그래도 그가 굳이 나설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참지 못하고 그 임원과는 많이 다른 의견을 고객 쪽에 전달했다. 만일 고객이 그의 의견을 들어 주었더라면 부하직원과는약간 갈등하는 정도로 끝났을 일이었다.

하지만 양쪽 의견을 다시 한 번 검토한 고객은 그 임원이 제출한 아이디어를 훨씬 더 마음에 들어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아랫사람과 치졸한 기싸움을 벌이는 형국이 됐고. 결국 졌다는 인상을 모두에게 주고 말았다.

“그래도 그때 ‘그래, 내가 실수했다. 판단이 흐렸다. 네가 옳았고, 잘했다’고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요즘도 생각합니다. 물론 그 당시엔 그 반대로 행동했죠. 그 친구를 그냥 두면 사장인 내 권위가 흔들린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솔직히 고객은 말할 것도 없고 직원들이 비웃을 거란 생각 때문에 너무 창피했습니다.”

자신의 실수를 간단하고 명쾌하게 인정하기란 누구한테나 쉬운 일이 아니다. 리더가 아랫사람들에게 자기 결정에 대해 “그래, 내가 실수했다”고 말하기는 더 어렵다. 자칫했다간 권위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위란 상대방이 인정해 줄 때 비로소 힘이 실리는 법. 그 힘을 가지려면 용감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실수와 때로는 약점까지도 내보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아랫사람들에게 신뢰와 확신을 주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이끌어내고 싶은 리더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그 전범으로 GE의 전 회장 잭 웰치를 들 수 있다. 잭 웰치의 성공비결의 하나는 결연히 실수를 인정하고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망설이지 않고 계획을 수정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GE의 한 임원에 따르면 그는 어떤 결정이 내려진 지 6초가 지나든, 6개월이 지나서든 그건 내가 내린 결정이지만 바보같았다고 말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www.mind-open.co.kr

양창순 신경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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