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로베르 르파주 전위 1인극 '달의 저 편'

  • 입력 2003년 3월 11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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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와 휴머니즘이 만나는 아방가르드 1인극 ’달의 저 편’. 사진제공 LG아트센터
테크놀로지와 휴머니즘이 만나는 아방가르드 1인극 ’달의 저 편’. 사진제공 LG아트센터
주말에는 텔레마케터로 일하며 우주 여행의 문화적 영향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지만 실은 비행기 한 번 타 본 적도 없는 40대의 필립, TV 기상캐스터로서 성공적이고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 그의 동생 앙드레.

주인공은 둘이지만 배우는 한 사람만 등장하는 1인극이다. 캐나다의 아방가르드 연출가 로베르 르파주는 어머니의 아파트를 정리하며 빚어지는 형제간의 충돌과 갈등과 화해의 이야기를 미국과 소련 사이에 벌어졌던 치열한 우주개발 경쟁의 역사에 빗대어 흥미롭게 구성했다.

첨단 프로젝션과 특수효과를 이용해 단순한 무대와 평범한 생활용품들을 순식간에 전혀 색다른 공간과 사물로 탈바꿈시키고, 기발한 소품과 재치 있는 대사로 유년기의 추억과 우주를 향한 인간의 꿈을 절묘하게 표현해 낸다.

연극, 오페라,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테크놀로지와 휴머니즘의 조화를 이뤄낸다고 평가받는 르파주는 1994년 캐나다의 국민훈장, 프랑스의 레종 도뇌르 훈장 등을 받은 세계적 연출가. ‘달의 저 편’은 2000년 런던에서 초연된 후 런던 타임아웃상, 이브닝 스탠더드상, 런던비평가협회상 등을 수상한 화제작이다.

이 작품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음악이다.

음악을 맡은 로리 앤더슨은 미국 출신의 작곡가 겸 퍼포밍 아티스트로 직접 NASA의 민간인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고, 그의 비주얼 아트 작품들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프라다 갤러리,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 등에 소장돼 있다.

LG아트센터에서는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홈페이지(www.lgart.com)를 통해 한국어판 대본을 제공하고 있다.

13∼14일 오후 8시, 15일 오후 4시. LG아트센터. 3만∼6만원. 02-2005-0114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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