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지오그래픽]“섭지코지 ‘송혜교 성당’ 왕 방 갑서”

  • 입력 2003년 3월 5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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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부쉈나, 바람이 날렸나. 섭지코지 큰 엉(돌무더기)의 검은 돌 절벽은 억겁 세월 속에 가차없이 잘려 나가 바다와 육지의 만남을 충돌급으로 몰고간다 . 드라마 ‘올인’의 촬영세트인 ‘송혜교 성당’은 그 단절의 경계에서 이 멋진 풍경을 명화급으로 격상시킨다. 조성하기자
파도가 부쉈나, 바람이 날렸나. 섭지코지 큰 엉(돌무더기)의 검은 돌 절벽은 억겁 세월 속에 가차없이 잘려 나가 바다와 육지의 만남을 충돌급으로 몰고간다 . 드라마 ‘올인’의 촬영세트인 ‘송혜교 성당’은 그 단절의 경계에서 이 멋진 풍경을 명화급으로 격상시킨다. 조성하기자

올 봄 제주 섬. 춘흥(春興)이 남다르다. 현란한 유채꽃으로 화려하게 뒤바뀌기 직전 이 즘의 제주도란 폭풍의 전야처럼 차분하다 못해 썰렁할 정도인데 올해는 활력이 넘친다. 렌터카에 손님 앗긴 관광버스도 빈번히 해안도로에 출몰하고 성게며 해삼 따는 해녀 할머니의 물질에도 힘이 넘친다. 모두가 섬 찾는 이 늘어난 덕분인데 면세쇼핑, 긴 방학 등등 여러 이유가 있으나 그 중에서도 드라마 ‘올 인’, 아니 예쁜 탤런트 송혜교가 몰고 온 ‘춘풍’덕이 으뜸이라는 데 이의가 없다.

삼일절 연휴에 찾은 절벽해안 섭지코지(남제주군). 일방통행의 진입로가 꽉 막혔다. 평소 출입하기 넉넉한 곳이 요즘은 아니다. 몰려든 ‘올인 관광객’ 때문이다. 해안절벽 산책로는 원색 옷차림 여행객으로 수 놓이고 관광객의 재잘거림에 갈매기도 입을 다물었다. 시세 말로 ‘떴다’. 섭지코지 언덕에 자리잡은 ‘송혜교 성당’ 덕에.

주황빛 지붕이 인상적인 지중해 풍의 2층 돌집 성당. 첨탑의 십자가, 마당의 하얀 성모 마리아 상. 멀리서도 한 눈에 교회임을 알 수 있다. 드라마에서는 고아인 민수연(송혜교)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등장했다. 섭지코지 주변 풍광과 썩 잘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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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은 천길 낭떠러지. 연작 ‘성산포에서’를 쓴 시인 이생진이 눈을 베었다는 그 수평선이 절벽 너머 파란 바다에 드리워졌다. 파도는 쉼 없이 절벽을 때리고 깨진 파도의 하얀 포말은 검은 돌 절벽을 쉼없이 채색한다. 그 절벽 가장자리로 난 산책로는 언덕을 오르고 성당은 그 길의 끄트머리, 성산 일출봉이 바라다 보이는 전망좋은 마루에 있다.

성산 일출봉을 배경으로 조성된 유채꽃밭. 관광객의 기념촬영용 유료 꽃밭이다. 조성하기자
주차장에서 산책로로 들어설 즈음. 언덕 위 성당, 절벽 아래 바다, 너르디너른 구릉의 풀밭이 하늘을 배경으로 그림처럼 펼쳐진다. 언덕을 오르다 보면 하얀 등대와 검은 돌 봉수대, 성산 일출봉이 하나씩 추가된다. 올 봄이 아니면 섭지코지에서 다시는 못 만날 이 풍경. 송혜교 만큼이나 예쁘다.

드라마 올 인의 무대는 이 뿐이 아니다. 롯데호텔 제주(서귀포 중문단지)는 딜러 민수연이 일하던 카지노, 김인하(이병헌)와 첫 키스, 풍차 도는 한밤의 정경, 두 사람이 지나치던 운명의 계단 등등의 무대다. 호텔에는 앞으로 등장할 것도 많다.

이 호텔의 화산 분수 쇼도 그 중 하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명물인 미라지 호텔의 화산폭발 쇼를 업그레이드한 첨단기술의 ‘레이저+화염+분수+워터스크린’ 조명 쇼(매일 오후 8시 반)다.

제주도=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드라마 올인 패키지

가격은 2인1실 투숙기준으로 1인당.

◇롯데호텔 제주=20일까지. 객실가를 주중 19만원, 주말(금∼월) 27만원(2인 조식 포함 시 3만원 추가)에 제공. 수목요일에는 대형스크린으로 드라마 감상(연회장). 예약은 △인터넷 www.lottehotel.co.kr △전화 064-731-1000 02-759-7051∼3

◇대장정 여행사(www.djj.co.kr)=31일까지. 이색숙소에 묵으며 렌터카(GM대우 라세티 오토 LPG)로 여행. ①항공패키지(3일형)=왕복항공권(서울제주)+2박+렌터카+공항 이용료. 숙소별로 13만5000∼16만5000원(4인 출발 시 1인당). 화 수 목요일(오전 7시) 출발. ②카텔(Car-tel)패키지(2일형)=1박+렌터카(24시간). 8만∼13만원(가족전체 1일 요금). 항공 권 별도. 매일 출발. 예약 02-3481-4242


●제주도 해안드라이브

렌터카로 달리는 제주도 해안도로. 제주여행길에 빼놓을 수 없는 추억 만들기 여행코스다. 한가롭기는 성산∼세화, 사진촬영하기에는 산방산∼송악산, 옥빛 바다빛깔 감상하기에는 하귀∼애월, 운치로는 수월봉∼대정 구간이 최고다.(위치는 지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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