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하버드메디컬스쿨 가정의학 가이드'

  • 입력 2003년 1월 3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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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메디컬스쿨 가정의학 가이드/하버드 의과대학 지음/엔터스코리아 옮김/1264쪽/18만원/동아일보사

임신 중에 1, 2잔 정도의 술을 마시는 것은 태아에게 크게 해롭지 않다는 말은 과연 맞는 말일까?

칼로리가 없는 젤라틴을 식후 2, 3시간쯤에 마시면 식욕이 떨어져서 체중이 감소한다는데, 과학적인 근거가 있을까?

갑자기 코피가 쏟아진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목 뒤를 두드리면 멈춘다고 하는데, 옳은 방법일까?

생활에서 부닥치는 의학에 관한 의문들. 일일이 병원을 찾아가 의사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다. 더구나 갑자기 아이가 열이 난다거나 가족이 다쳐 응급 조치를 취해야할 상황이라면 전화번호쯤은 알고 있는 친한 의사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가정에 두고 찾아 볼 수 있는 의학사전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1200쪽이 넘는 분량에 가벼운 두통에서 심각한 암까지 몸의 이상 증상과 질병에 대해 다루고 있는 이 책은 훌륭한 ‘홈 닥터’의 역할을 해낸다.

이 책은 하버드 대학의 의료진이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 흔히 의학사전이라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쯤으로 여겨지던 것과는 다르다. 특히 책을 통해 스스로 몸의 이상을 체크해볼 수 있는 ‘증상 차트’가 눈길을 끈다. 몸의 이상을 묻는 질문에 ‘예’ ‘아니오’로 대답해가며 화살표를 찾아가는 동안 어느 병원에서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 ‘좋은 의사를 고르는 법’ ‘환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 등 의사에게는 묻기 곤란한 점들도 친절하게 설명했다.

의학사전이라고 해서 질병과 치료만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건강 관리’다. 꾸준한 건강 관리를 통해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도 찾아올지 모르는 질병을 자가 진단을 통해 초기에 발견하자는 것이 이 책의 취지다. 이를 위해서 심각한 병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처음에 던진 문제들에 대한 답. 산모의 음주는 양에 관계없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 젤라틴을 먹으면 식욕이 떨어져서 살이 빠진다는 ‘민간 요법’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코피가 날 때 고개를 뒤로 젖히면 피가 목구멍으로 넘어갈 수 있다.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콧구멍의 바로 위, 코의 말랑말랑한 부분 전체를 손으로 단단히 잡고 입으로 숨을 쉰다. 15분이 지나도 멈추지 않으면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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