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신도시에선]분당 수지지구 하수 처리 어디서?

  • 입력 2000년 7월 5일 19시 18분


수지지구 하수처리 문제로 분당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성남시 분당 신도시를 관통하는 탄천에 용인시 수지지구의 하수를 처리하기 위한 차집관거를 매설하는 공사를 둘러싸고 이를 반대하는 성남지역 시민환경단체와 공사강행이 불가피하다는 성남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특히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가 95년 주민들의 반발로 가동이 중단된 구미동 하수종말처리장의 재가동을 요청, 구미동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을 빚고 있어 문제가 확대될 조짐이다.

▼문제의 발단▼

성남시는 용인 수지 2지구의 하수를 처리하기 위해 구미동 오리교 앞∼수내동 분당구청 앞까지의 탄천 둔치에 6.21km 길이의 하수 차집관거를 확장매설키로 하고 지난달 말 착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분당 환경시민의 모임’과 ‘성남 녹색연합’ 등 성남지역 7개 시민환경단체들이 지난달 19일 ‘탄천살리기 범시민연대’를 발족, 탄천 차집관로 공사를 반대하고 나서자 성남시가 착공을 보류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현재 입주 중인 수지 2지구 주민 2만4000명의 하수를 처리하기 위해 이미 포화상태인 복정동 하수종말처리장(1일 39만5000t용량) 부지 내에 1일 4만t 용량의 시설을 공사 중에 있다. 내년 6월 준공되면 수지 1, 2지구 3만7500t의 하수를 처리할 계획이다. 차집관거 공사가 늦어지면 하수대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지금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

‘탄천살리기 범시민연대’는 탄천의 수질악화를 막기 위해 구미동 하수종말처리장을 가동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수량부족으로 인한 건천화가 탄천 수질악화의 원인이기 때문에 탄천 상류에 위치한 구미동 하수종말처리장을 가동, 정화된 물을 흘려보냄으로써 탄천을 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마땅히 45억원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차집관거 공사는 중단돼야 한다는 것. ‘분당 환경시민의 모임’ 운영위원 정병준씨는 “시와 시민, 전문가들로 구성된 탄천기획단을 만들어 이 문제를 정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미동 하수종말처리장▼

토지공사는 수지 1, 2지구의 하수를 분당에 하수종말처리장을 설치해 처리할 계획으로 95년 구미동 195일대 8000여평에 1일 1만5000t규모의 하수종말처리장을 설치한 뒤 2만2500t 규모의 증설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공사를 백지화하고 이미 준공한 시설도 폐쇄했다. 이 때문에 수지의 하수는 탄천 하류인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차집관거를 연결해 처리해왔다.

▼주민들▼

구미동 하수종말처리장 대책위원회 진민자위원장(56·여)은 “95년 당시 가동할 때 각종 오물이 흘러나오고 악취가 심해 가동을 막았던 것”이라며 “지금도 가동은 절대 안된다는 주민들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진위원장은 또 “만일 가동 움직임이 있다면 구미동 전체 주민이 나서 반드시 막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분당=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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