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 귀국…도박 파문 연예인 또 누가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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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9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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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신정환 해외 원정도박으로 도피생활을 해오던 방송인 신정환씨가 19일 오전 귀국해 서울지방경찰청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돌아온 신정환 해외 원정도박으로 도피생활을 해오던 방송인 신정환씨가 19일 오전 귀국해 서울지방경찰청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18일 오전 10시56분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 일본 하네다에서 출발한 비행기에서 내린 탑승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입국장 앞에는 30여분 전부터 60, 70명의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었다.

마침내 흰 모자를 눌러쓰고 수염도 깎지 않은 초췌한 얼굴로 신정환 씨(36)가 모습을 나타냈다. 그의 표정은 어두웠고 얼굴은 푸석푸석해보였다. 해외 원정도박 의혹에 휩싸인 뒤 잠적 4개월 만의 초라한 귀국이었다.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일반 시민들 40여명도 신 씨의 귀국을 지켜봤다. 안전을 위해 공항경찰 10여명이 배치돼 있었다.

신 씨는 착잡한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섰다. 먼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혐의를 인정합니까.

"못난 놈인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많은 사랑을 주셨는데 실망으로 답한 것에 대해서 너무 죄송한 마음입니다."

-지금 심경이 어떻습니까.

"…"

-국민 여러분께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요.

"많이 혼내주십시오. 많이 혼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신 씨는 곧바로 미리 대기하고 있는 경찰 승용차를 타기 위해 발길을 옮겼다. 그를 둘러싼 취재진의 질문이 계속됐다. 카메라 플래쉬는 계속 터졌다.

-동료 연예인들이 생활자금을 대줬다는 게 사실입니까

"잘못 알려진 것 같습니다."

-교민 여러분들이 좀 도움을 주셨습니까.

"예."

-어떻게 도움을 줬습니까.

"…."

-건강은 어떤가요.

"…."

신 씨는 더 이상 언급을 피한 채 공항 직원들과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승용차를 타고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직행했다.

낮 12시 23분경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 청사 로비 앞에서 신 씨는 또 다시 취재진과 맞닥뜨렸다.

경찰관 2명과 동행해 승용차에서 내린 신 씨는 '원정 도박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라고 답변했다.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5개월이 마치 5년처럼 느껴졌다.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음에도 실망으로 돌려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해외의 여러 나라를 떠돌아다녔다는 의혹에 대해선 "5개월 동안 네팔에 있었다"고 말했다. 뎅기열과 오토바이 사고 등으로 인해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 씨의 거동이 자유로웠고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신 씨는 점심식사를 마친 뒤 곧바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신 씨의 원정도박 기간과 도박자금 액수, 도박자금 마련 경로 등을 조사하고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형사 처벌할 방침이다.

신 씨는 지난해 8월 필리핀 세부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억대 바카라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후 '뎅기열에 걸려 입원해있느라 귀국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들통나자 필리핀과 홍콩, 마카오, 네팔 등지를 떠돌다 한 시민으로부터 검찰에 고발됐다. 신 씨는 앞서 2005년에도 사설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다가 700만 원 벌금형을 받았고 지난해 6월에는 강원랜드에서 지인에게 1억8000만 원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피소당한 전력이 있다.

도박으로 파문을 일으킨 연예인은 신 씨 이전에도 여럿이 있다. 가수 NRG 출신의 이성진씨는 지난해 7월 사기 및 도박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아직 재판 중인 상태다. 이 씨는 지난해 2월 강원랜드 인근 대리운전기사 이모 씨로부터 2000만 원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피소당했고 또 다른 지인으로부터 2억3000여만 원을 빌린 뒤 필리핀 마닐라와 마카오에서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룹 신화 출신의 가수 신혜성 씨도 2007년부터 5차례에 걸쳐 홍콩과 마카오를 드나들며 원정도박을 상습적으로 해오다 2009년 상습도박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던 개그맨 김준호 씨도 2009년 8월 해외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에 앞서 야구선수 출신 방송인 강병규 씨는 2007년 10월부터 6개월 간 해외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 26억 원을 송금하고 바카라 도박을 해 12억 원을 잃는 등 상습 도박 협의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았다. 당시 강 씨는 "인터넷 도박이 불법인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개그맨 황기순 씨도 1997년 9000만 원 상당을 혼치기 수법으로 필리핀으로 밀반출한 뒤 도박으로 전부 탕진하고 2년 간 도피 생활을 해왔다. 이후 자수한 황 씨는 외국환관리법 위반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개그맨 주병진 씨는 2001년 5월부터 필리핀과 사이판 호텔 카지노에서 당시 15억 원 가량의 판돈을 걸고 바카라 도박을 하다 1000만 원의 벌금을 물었다.

박재명기자 jmpark@donga.com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동영상=“많이 혼나겠습니다”…‘원정도박’ 혐의 신정환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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