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수위 점점 높이는 성호 스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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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 도박’ 고발인 자격 검찰 출두

조계종 승려 8명의 호텔 도박사건을 고발한 성호 스님이 15일 검찰에서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이 (2001년) 서울 강남의 신밧드 룸살롱에서 300만 원을 주고 술을 마시고 성매수까지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호 스님은 이날 “신밧드는 접대부만 150명으로 술 먹고 2차 오입(誤入)까지 다 한 세트로 한다. 자승 스님은 술을 잘 못 마시는데 왜 이곳에 단골로 갔겠느냐. 이 술집은 2차 안 나가는 사람은 받아주지도 않는다. 오직 오입이 목적인 사람만 가는 곳에 승복을 입고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당시 같은 자리에 있던 원혜 스님과 명진 스님은 먼저 나가고 자승 스님과 지홍 스님(전 낙산사 주지)은 성매매를 한 뒤 나중에 나갔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성매수는 바라이죄(波羅夷罪·승단을 떠나야 하는 무거운 죄) 중 첫째인 대음계를 범한 것으로 이들은 승단(僧團)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며 “나는 송월주 스님의 법제자로서 종단 개혁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것.

성호 스님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서 고발인 조사를 마친 뒤 채널A 시사프로그램 ‘박종진의 쾌도난마’에도 출연해 “봉은사 주지인 명진 스님이 지난해 11월 3일자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자승과 함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신밧드 룸살롱에 갔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접 보셨냐’는 질문에는 “그냥 소문이 아니다. 명진 스님이 신문에다 말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명진 스님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성매수를) 하지 않았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스님이 어땠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신밧드는 당시 강남권에서 전문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이른바 ‘풀살롱’으로 꼽혔지만 단속 등으로 수년 전 폐업했다.

당시 한국일보는 명진 스님이 인터뷰에서 “자승 총무원장과 함께 룸살롱에 갔던 사실이 있습니다. 가지 않아야 할 곳에 가기는 했지만 중으로서 계율은 지켰습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성호 스님은 “내가 이를 문제 삼아 조계사와 국회 청와대에서 1인 시위를 했는데 명진 스님은 ‘나는 17년산 발렌타인 양주만 먹고 성매매는 안 했으니까 이름을 빼달라고 했지만 자승 스님은 지금 이 순간까지 (그 문제에 대해) 아무 말을 안 한다”고도 했다.

또 성호 스님은 “스님들이 민주화시대에는 양심세력으로 민주화에도 공헌했는데 이 사람들이 종단을 폭력으로 장악하고 나서는 완전히 타락해 버렸다. 도박 술 담배 여자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도들이 부처님 법에 따라서 사용하라고 한 푼 두 푼 모은 피땀 어린 돈을 도둑질해 포커판에 썼다”며 “조계종의 현 상태는 총무원장부터 썩을 대로 썩어 사람으로 비유하면 ‘말기 암 환자’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경 승복을 입고 홀로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온 성호 스님은 검찰 조사를 받기 전에 “(자승 총무원장과 관련해) 추가로 폭로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성호 스님은 검찰 조사에서 추가 폭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대부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승 총무원장 108배 자승 총무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불교역사문화기념관 로비에서 스님들과 함께 참회의 108배를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자승 총무원장 108배 자승 총무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불교역사문화기념관 로비에서 스님들과 함께 참회의 108배를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이에 앞서 성호 스님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현직 조계종을 대표하는 원로 가운데 은처(隱妻·숨겨둔 부인) 외에 현재까지도 결혼한 호적을 가진 스님도 있다고도 주장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자승 총무원장의 성매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종단 제적자인 정한영(성호 스님)의 음해 발언에 대한 조치’라는 제목의 자료와 함께 성호 스님을 검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성호 스님은 속명이 정한영이며 2009년 총무원장 선거 당시 괴문서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조계종에서 승적을 박탈당했다. 성호 스님이 주지를 지낸 전북 진안군 금당사의 신도협회 송동렬 회장도 이날 간담회를 열어 “성호 스님이 음주와 여색을 밝히는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호 스님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조계종은 15일 총무원 집행부의 기획실장에 흥법사 주지 법미 스님, 사회부장에 파계사 주지 등을 지낸 법광 스님, 호법부장 서리에 낙산사 주지를 지낸 정념 스님을 각각 임명했다. 호법부장은 중앙종회의 임명 동의를 받아야 한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조계종#도박사건#성호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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