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고엽제 파문]캠프 캐럴 주변 다이옥신 검출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환경부 “우려할 만한 수준 아니다”… “먼곳서 측정해 성급한 결론” 지적

정부가 고엽제 매몰 파문이 일고 있는 경북 칠곡군 왜관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캐럴 주변 지역의 다이옥신 등 발암물질 검출 수준에 대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확인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캠프 캐럴 주변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환경오염 문제가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과학원에 따르면 2005, 2006년 왜관지역 토양 중 다이옥신 농도를 측정한 결과 0.0325∼0.0927ppt로 나타났다. 국내에는 다이옥신 관련 기준이 없지만 일본 일반 토양환경기준(1000ppt)으로 보면 최대치로 환산해도 1만분의 1보다 적은 수준이라는 것. 다이옥신 1ppt가 검출됐다는 것은 토양 1g에 다이옥신이 1조분의 1g 함유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관지역 하천 내 다이옥신 농도(2002∼2006년)도 L당 0∼0.093 pg(피코그램)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먹는 물의 기준 다이옥신 농도는 L당 30pg이다. 또 환경부가 운영하고 있는 지하수 수질측정망 중 캠프 캐럴 주변 지점 네 곳 가운데 한 곳에서 2008, 2009년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TEC)이 검출됐으나 역시 기준치(L당 0.03 mg) 이내였다고 밝혔다. 다이옥신과 함께 고엽제 구성 물질로 알려진 ‘2, 4, 5-T’ 농도를 조사(2002∼2004년)한 결과 2004년 1회 검출됐으나 농도는 낙동강 유역 다른 지역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과학원이 다이옥신 농도를 측정하기 위해 토양과 하천수를 채취한 제2왜관대교 주변은 캠프 캐럴에서 1.8km나 떨어져 있어 측정 결과가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데이터와 캠프 캐럴 내 고엽제 오염과의 인과 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과학원은 “캠프 캐럴 인근 지역이라기보다 왜관지역 광역권에 대한 모니터링 자료로 보면 된다”며 한발 물러섰다.

정확한 상황 판단을 위해 한미 공동조사가 막 시작된 시점에서 환경부가 서둘러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안전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왜관지역뿐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까지 다이옥신 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관련 자료를 공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