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어팟 등 美관세부과 영향
나이키 등 의류-신발업체 직격탄
“中서 25% 매출, 아마존도 어려움”
2일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로 중국, 베트남, 인도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둔 애플과 나이키 같은 미국의 유명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의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 생산기지로 꼽히는 중국, 베트남, 인도에 대해 26∼54%의 고율 관세 부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기업들의 주가는 이날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 발표는 뉴욕 증시가 마감된 오후 4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애플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약 7% 폭락했다. 애플이 이번 고관세 대상 국가인 중국, 베트남, 인도에서 생산 및 공급망을 넓히는 전략을 채택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애플은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8년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뒤 핵심 제품인 아이패드·에어팟 생산 공장은 베트남으로, 아이폰 생산 기지는 인도로 옮겼다. 아이폰의 경우 이전엔 전 세계 판매량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했지만 인도 생산 비중을 계속 늘리고 있다. 애플은 전체 아이폰의 약 25%를 인도에서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34%의 상호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힘에 따라 기존 20%의 관세와 합쳐 대중 관세율은 5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과 인도의 관세율은 각각 46%와 27%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중국에 대한 관세가 예정대로 부과될 경우 내년 애플의 수익이 약 7%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에서 많이 생산하는 신발, 의류 제조업체들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전체 신발의 약 50%를 생산하는 나이키의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6.4% 급락했다. 베트남에서 전체 제품의 40%를 생산하는 스포츠의류 업체 룰루레몬 주가도 10% 이상 떨어졌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전체 매출의 25%를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마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매 업체와 외부 입점 업체들은 관세로 증가한 비용을 대부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 중 95% 이상의 주가가 떨어졌다고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은 전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뉴욕타임스(NYT)에 대중 관세의 경우 “입이 떡 벌어지는 수준”이라며 “이날 발표는 월가에 최악보다 더 나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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