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역풍]
“2분기 관세 효과, 경기 이륙할 것”
당장 반응보다 중장기 전망 강조
“韓 기업들 美투자 모색” 홍보도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1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급락하며 시장에서 불안감이 확산되자 백악관은 낙관적인 중장기 전망을 내세우며 진화에 나섰다. 특히 백악관은 경기 침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탓이라는 비판에 무게가 실리지 않도록 고율 관세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는 홍보전에 나섰다.
백악관 당국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증시 급락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며 “주식시장의 동물적인 감각은 우리가 업계와 업계 리더들로부터 실질적으로 파악하는 부분과 큰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고 백악관 공동취재단이 전했다. 이 당국자는 “경제에 중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있어선 확실히 후자(업계 리더 등의 견해)가 전자(주식시장 반응)보단 의미가 있다”고 했다. 당장 주식시장 반응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관세 정책이 가져올 장기적 효과에 주목해 달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날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경제 전문 매체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1분기(1∼3월)에는 (경제 관련) 데이터에 일부 삐걱거림이 있다”면서도 “2분기(4∼6월)엔 모두가 감세의 현실을 확인하면서 (경기가) 이륙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경제가 활황세를 보일 수 있는 많은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으로 생산기지 이전이나 감세 수단 등과 같은 고율 관세 정책의 중장기 효과를 강조한 것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하려는 것은 미국의 부(富)를 다시 창출하는 대단한 일이며, 여기엔 시간이 좀 걸린다”고 말해 ‘관세 무기화’를 앞세운 자신의 통상 전쟁이 중장기전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백악관은 이날 ‘잠재적 관세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국으로 확장을 모색하는 기업들’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도 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덕분에 유명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정책 성과를 홍보한 것.
특히 보도자료에서 거론된 12개 기업 중 3개는 한국 기업(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이었다. 백악관은 삼성전자와 관련해 “멕시코의 건조기 제조 공장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에 대해선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LG전자의 경우 “냉장고 제조를 위한 멕시코 공장을 미국 테네시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백악관은 일본 자동차기업 혼다, 프랑스 명품기업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독일 자동차기업 폭스바겐 등도 미국에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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