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대응 논의?…“이스라엘 내각회의 공개됐으면 400만 국외 탈출 러시”

  • 뉴스1
  • 입력 2024년 4월 15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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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 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 모습이다.

이스라엘 동맹인 미국은 또 다른 중동 전쟁의 촉발을 우려해 이란 공습에 대한 이스라엘의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생명줄을 쥐고 있는 연정 파트너인 국내 극우 세력들은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끝내 대응을 한다고 했을 경우, 그 수위에 따라 정세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대응 수위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중동이 격랑으로 빠질 수 있고, 너무 약하다면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진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지난 13일 밤 이란이 수백 발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이스라엘을 보복 공격한 데 대해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을 이 불안정한 고비로 이끈 것은 네타냐후 총리 자신의 결정과 잘못된 계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23년 10월 7일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하고 나섰던 때다. 이 전쟁은 해를 넘겨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진보 싱크탱크 센추리 재단의 정치 전략가이자 정책 연구원인 달리아 샤인들린은 가디언에 “과거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일반적으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것이 꽤 정확했다”며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그는 자신이 계산할 수 있는 짧고 강렬하며 제한적인 전쟁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문제는 10월 7일이 판도를 바꿨다는 것”이라며 “과거에 그가 어떻게 행동했는지는 지금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다. 이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람들은 항상 이란이 심각한 방식으로 보복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공격이 있던) 주말 이후에는 더 이상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네타냐후 총리가 과거와 달리 하마스와의 전쟁을 장기화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최근 이란과의 충돌까지 사건이 확장되게 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전쟁(하마스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는 배경에는 자신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극우 세력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가디언지는 이와 함께 “네타냐후 총리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권력에 있는 것이 (자신이 휩싸인) 부패 혐의를 물리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도 짚었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는 뇌물, 사기,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수시간 동안 이란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했지만, 시기나 규모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신문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는 같은 날 “전시 내각 회의실에서는 전쟁의 북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유명 언론인인 로넨 버그만은 최근 열린 전시 내각의 마라톤 회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만약 해당 회담이 촬영돼 유튜브에 올라왔다면 벤 구리온 공항(이스라엘 텔아비브 근교에 위치한 국제공항)에는 탈출 방법을 찾고 있는 사람이 400만 명에 달했을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가디언은 “반년이 지난 지금 가자지구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목표는 거의 달성되지 않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하마스 지도부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살아있으며 이스라엘군은 치명적인 반격을 여전히 방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네타냐후 총리는 수년 동안 이란에 대한 자신의 칼을 덜컹거렸지만, 아직 직접적인 행동으로 그의 말을 뒷받침하진 못했다”며 “해당 지역민들은 그가 이제 이 미지의 선택을 또 다른 정치적 기회로 보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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