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번주 5선 확정된다…러 대선 관전포인트 다섯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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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13일 0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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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71)의 5선(選)이 확정될 것으로 확실시되는 러시아 대선이 오는 15일부터 사흘간 실시된다.

지난 2021년 헌법 개정으로 러시아에선 대통령의 임기 제한이 변경됐는데, 푸틴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그의 임기는 6년이나 추가돼 최소 2030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푸틴의 국정 지지율은 80%에 육박한다. 러시아 국영여론조사기관(WCIOM)이 지난 1월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78.9%가 푸틴의 국정수행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음은 이번 러시아 대선에서 주목해야할 다섯 가지 관전 포인트다.

◇ 대항마 없다…대선 후보자 모두 ‘親푸틴’ 인사

이번 대선에서 푸틴을 대항할 후보는 없다. 니콜라이 하리토노프(공산당), 레오니트 슬루츠키(자유민주당),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새로운사람들당) 등 3명이 후보자로 등록했지만, 이들 모두 친푸틴·친정부 성향의 인물로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 상원 178석 중 138석, 하원 450석 중 324석을 차지하는 등 의회를 장악 중인 통합러시아당은 올해 러시아 대선에서 후보자 선출 없이 푸틴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푸틴에 대항하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반(反)푸틴 인사들은 선거관리위원회의 문턱조차 넘어서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 목소리를 내어오던 보리스 나제즈딘 하원의원과 전직 기자인 예카테리나 둔초바가 선관위에 의해 대선 출마를 금지당했다.

중앙 선관위는 나제즈딘과 둔초바가 대선 후보 등록을 위해 제출한 유권자 지지 서명에 오류가 있다며 출마 등록을 거부했다.

푸틴의 최대 정적(政敵)으로 평가받던 알렉세이 나발니는 지난달 의문의 사고로 숨졌다.

◇ “2030년까지”…푸틴의 공약

푸틴은 지난 달 연례 국정연설에서 학교와 사회기반시설의 현대화, 빈곤 퇴치, 환경보호, 기술력 향상 등을 위해 수십억 루블을 투입하겠다고 대대적인 공약을 펼쳤다.

흥미로운 것은 대선을 앞둔 그가 마치 연임을 확정지은 인물마냥 최소 2030년까지 정부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러시아 경제가 서방의 전방위 제재 속 회복력을 보이면서 푸틴의 입지는 강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푸틴은 최근 몇 주간 유세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최근 학교에서 학생들과 만나고 공장 등을 시찰했고, 건재함을 과시하듯 핵탑재 초음속 투폴레프(Tu)-160M 전략폭격기에 탑승하는 장면이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다만 푸틴의 ‘언론 플레이’를 위해 천문학적 금액이 투입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에스토니아 매체인 델피가 최근 입수한 크렘린궁 내부 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선전을 위해 약 10억 유로(1조4310억원)를 지출했다.

◇ 흔들리는 경제?…푸틴 “세계 4대 경제 강국 오를 것”

경제 측면에서도 러시아는 서방의 고강도 제재 속 건재함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러시아 경제는 지난해 비(非)석유 및 가스 예산 수입이 25%포인트 증가하면서 원자재 수입 의존도에서 어느 정도 다각화에 성공했다.

또 구매력평가(PPP) 기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이 유럽에서 가장 큰 경제 대국,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경제 대국에 올랐다.

푸틴은 러시아 경제의 성장 속도와 질을 고려할 때 가까운 미래에 세계 4대 경제 강국에 오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러시아 국민들이 식량에 대한 가격 상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불안정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수 만 명의 청년들이 전장으로 내몰렸고 십만 명의 청년들이 분쟁에 반대하거나 병역을 피하기 위해 해외로 도피하면서 노동력 부족 현상까지 심화하고 있다.

◇ 3일 연장에 온라인 투표까지…투표 독려

러시아 크렘린궁은 국민들에게 투표를 독려 중이다.

러시아는 올해 최초로 전자 투표를 도입했다. 지난 11일까지 사전 등록한 유권자들에게 온라인 투표 자격이 주어졌는데, 이 제도는 투표 과정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투표조작 위험을 키울 수 있단 비판을 받는다.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선거 기간도 사흘로 연장됐다. 올해 러시아 대선은 현지시간으로 15일 오전 8시부터 17일 오후 8시까지 사흘간 실시되는데, 러시아에서 대선이 사흘간 실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벽보에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V’ 표시나 “우리가 단합하면 강력해진다. 투표합시다” 등의 슬로건이 곳곳에 붙어 있다.

당국은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 정치에 대한 환멸이 높은 지역에서 이같은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 우크라이나 점령지서도 ‘러시아 대선’ 실시

러시아는 이번 대선에서 자국 영토로 편입한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도 대선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 2022년 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인 도네츠크공화국, 루한스크공화국, 자포리자주, 헤르손 주 등을 자국 영토에 편입시킨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점령지 내 지역 주민들이 러시아 당국에 의해 투표를 강요받으며 협박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을 러시아 측은 부인하고 있다.

한편 푸틴은 1999년 12월31일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직을 넘겨 받은 이후 총리로서 대통령 권한 대행을 수행하다 2000년 취임한 이래 현재까지 사실상 장기집권을 하고 있다.

그는 구소련을 가장 오래 통치한 지도자 조셉 스탈린(1922~1952년, 30년 집권) 이후 18년간 재임했던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공산당 서기장의 임기를 제치며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 대선은 공정성이 결여되고, 투표 조작과 부정선거로 얼룩졌다는 비판을 받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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