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출마 자격 대법 재판 8일 시작…보수 판사 과거 입장 주목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2일 1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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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헌법상 공직자 아니다" 주장하나
대법원 다수 보수 판사들 문구 엄격 적용 판례 여럿
반 트럼프 진영 보수 법리 따른 출마 제한 판결 기대

미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 박탈하길 바라는 진보 진영에서 고 앤토닌 스캘리아 대법원 판사 등 보수 입장의 대법원 판사들이 밝혔던 과거 입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미 CNN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대법원은 오는 8일 트럼프의 출마 자격 여부를 심리하는 첫 재판을 열 예정이다. 반 트럼프 진영은 대법원이 트럼프가 임명한 3명 등 보수 진영 판사 6명과 진보 진영 판사 3명으로 구성돼 있으나 보수적 법리 해석에 따르더라도 트럼프측의 주장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트럼프는 대통령은 “공직자”가 아니며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을 가리킨다면서 내란 가담자의 공직 취임을 불허하는 수정헌법 14조가 대통령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고 스캘리아 판사가 2014년 벌목공들과 탄산음료 배급자가 다툰 재판에서 미국의 “공직자들”은 헌법에 달리 규정돼 있지 않은 한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라고 판결한 것이 트럼프측 주장을 반박하는 판례로 주목을 끌고 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도 당시 판결에 동의했었다.

진보 진영과 상당수 전임 공화당 공직자들이 31일 고 스캘리아 판사의 판결을 인용해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하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진보법률단체인 헌법집행센터는 대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고 스캘리아 판사를 인용해 수정 헌법의 “문구를 있는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정부 모든 직책의 공직자에 미 대통령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를 공개 비판해온 보수주의 입장의 전 항고심 판사 마이클 루티그도 이번 주 스캘리아 판사를 인용하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반면 다음 주 대법원에 출석해 트럼프를 대변하는 입장을 개진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휴스턴 사우스텍사스법대의 조슈아 블랙먼 교수는 고 스캘리아 판사가 엄격한 헌법 조항 해석을 강조한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반 트럼프 진영은 스캘리아 판결 외에도 보수 입장 판사들의 내린 과거 판결들이 트럼프측 주장을 무력화하는 것으로 본다.

닐 고서치 대법 판사가 2012년 제10 순회항소법원 판사 시절 내린 판결이 대표적이다. 그는 주정부가 헌법에 따라 공직 담당이 허용되지 않는 후보의 출마를 배제할 수 있다고 판결했었다.

지난달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트럼프의 주 공화당 대선 후보 출마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리는 과정에서 제기된 쟁점도 트럼프측에 불리한 사례로 거론된다. 콜로라도주 공화당은 재판에서 수정헌법 14조 조항의 효력에 대해 의회가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이와 관련 지난달 16일 열린 한 대법원 재판에서 주정부가 개인 재산을 압류할 때 직접 소송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지를 따지는 문제와 관련해 보수 입장의 새뮤얼 앨리토 대법 판사가 의회의 법 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앨리토 판사는 당시 “그런 식으로 (헌법 조항의) 효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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