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공포’서 못 벗어나는 아시아…“쌀값 잡아라”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2일 15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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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인플레 둔화 중인데 아시아만 '고공행진'
15년만에 최고가 경신…1월 대비 40% 증가
쌀 수입 의존하는 필리핀, 쌀값 동결하기도

전세계적으로 인플레 둔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엘니뇨로 인한 쌀값 폭등으로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물가가 치솟고 있다.

지난달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보도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쌀과 식료품의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다.

쌀 가격은 지난달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월 대비 약 40% 상승했다. 태국 쌀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백미 1t의 가격은 666달러(약 86만원)다.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엘니뇨’로 인한 가뭄이 꼽혔다. 이는 태평양 동부와 중부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으로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일대에 가뭄을 유발했다.

아시아 전역의 쌀 수출업체가 국내 수요가 중요하다 판단, 수출을 꺼리고 있어 가격이 떨어질 조짐은 없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 쌀 생산량은 총 5억1000만t에 달했다. 아시아는 전체 쌀 생산량 중 80%를 책임지고 있다. 1억5000만t을 생산한 최대 생산국 중국을 포함해 생산된 쌀은 대부분 국내에서 소비한다.

쌀의 전 세계 생산량 중 10% 정도만 수출되기에 국제 쌀 가격의 변동 가능성은 크다. 특히 세계 최대 쌀 수입국 중 하나인 필리핀은 수입에 의존해야 하기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필리핀의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4.1%로 미국의 3.1%, 유로존의 2.4%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쌀 가격 폭등이 필리핀의 물가 상승 요인 중 약 30%를 차지했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 초까지 한 달간 쌀 가격을 동결하기도 했다.

인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쌀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인도는 지난해 7월 백미 수출을 금했다. 11월 인도의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5.6%를 기록했다.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필리핀 정부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6.5%까지 높였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는 가운데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는 식료품 물가 상승으로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허덕이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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