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게섯거라”…브라질서 AI가 만든 조례, 만장일치 통과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5일 11시 27분


코멘트

15초 만에 8개 부문으로 구성된 정책 만들어…“3일 걸리는 작업”

브라질의 한 시의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조례가 사실 인공지능(AI)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0월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 시의회는 시민들이 도난당한 수도 계량기를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조례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지난달 26일부터 시행했다.

하지만 이 법안을 발의한 라미로 로사리오 의원은 시행 6일 후 자신이 발의한 법안이 오픈AI의 대화형 AI 챗GPT가 만든 것임을 밝혔다.

로사리오 의원은 WP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공지능이 공공 서비스를 최적화하고 개선하는 데 얼마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치인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모두 인공지능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다”라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로사리오는 챗GPT에게 :수도 계량기를 도난당했을 때 시 상하수도국이 건물주에게 새 수도 계량기 설치 비용을 청구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부가 아닌 입법부에서 시작하는 시의 법을 만들어 달라“라고 요청했다.

이에 챗GPT는 8개의 부문으로 구성된 제안서를 작성했다. 로사리오는 ”깜짝 놀랐다“라며 ”가장 놀라운 부분은 챗GPT가 도난당한 수도 계량기를 새로 설치하기 위해 30일의 기한을 설정하고, 기한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 건물주에게 수도 요금을 면제해 주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인 정책 발의 프로세스를 따랐다면 며칠이 걸렸을 작업”이라며 “챗GPT는 단 15초 만에 만들어 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해밀턴 소스마이어 의장은 미국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AI 사용이 명시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는 않지만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하지만 이것은 점차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사리오는 “많은 동료가 여전히 AI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고, AI가 만든 정책이라는 이유로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법안이 표결에 부쳐지지 않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라며 “이 기술을 잘 활용하면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