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따른 약값 인하 착수… 韓기업들 복제약 진출 쉬워질듯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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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 당뇨약 등 10개 품목 협상
값 인하보다 복제약 용인할 가능성

미국 보건당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공공보험 메디케어에 적용할 1차 약가 인하 의약품 10개를 공개했다. 미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약가 인하 의약품을 늘려갈 방침을 밝힘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이 약가 인하를 피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 복제품)의 시장 진출에 협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보건당국은 29일(현지 시간)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와 약가 인하를 협상할 의약품 10개를 발표했다. 메디케어는 65세 이상 고령자 및 장애인 6600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보험이다.

10개 의약품에는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엘리퀴스’(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당뇨병 치료제인 ‘자누비아’(미국 머크) ‘자디앙스’(일라이릴리), 류머티즘 치료제 ‘엔브렐’(화이자) ‘스텔라라’(존슨앤드존슨)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CMS와 2년간 협상을 통해 2026년부터는 메디케어에 저렴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제공해야 한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IRA에 따른 것이다. IRA에는 의료비 절감을 위한 의약품 가격 개혁, 의료보험 보조금 연장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CMS는 2022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메디케어 지출 내역을 분석해 지출액이 많으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이후 합성의약품은 9년, 바이오의약품은 13년 이상 제네릭(복제의약품)이나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지 않은 약을 선정했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미 당국의 약가 인하로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미국 진출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약가 인하보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을 택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통상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보다 20∼30% 정도 저렴하게 가격이 책정되는데, 약가 협상 과정에서 이보다 더 많이 약가를 인하하게 되면 오히려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매출 방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오귀한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약가 인하 폭에 따라 국내 기업들에는 충분히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본격적인 협상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이 인하되면 바이오시밀러 가격도 함께 떨어지기 때문에 자칫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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