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청 장비 달린 中정찰풍선, 서방 연루 의혹…“美, 中기업 투자 규제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0일 14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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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제공
미 해군 제공
미국이 자국 영공을 침범해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에서 감청용 안테나가 발견됐다고 9일(현지 시간) 밝혔다. 기상 관측 기구라는 중국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또 5대륙 40개국 영공을 침입한 중국 정찰풍선 배후는 중국 인민해방군(PLA)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중국 정찰풍선 장비에 서방에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품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미국은 중국에 대한 기술 분야 규제 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무부는 이날 정찰풍선 격추 전 U-2 정찰기 2대로 촬영한 고해상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정찰풍선에는 통신 수집 및 위치 파악용 다중 안테나가 달려 있었고 정보수집용 다중 능동 센서 작동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 전지판이 장착돼 있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와 연방수사국(FBI) 등은 정찰풍선 잔해를 수거해 목표가 무엇인지, 어떤 정보를 수집했는지 등을 파악 중이다.

이날 미 정부가 의회에서 비공개 브리핑을 마친 뒤 마르코 루비오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은 “풍선은 (다른 정찰기보다) 장시간 현지에 머물 수 있고 저렴하며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정찰풍선에 관여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와 함께 민간 기업과 중국 공산당의 연결고리, 서방 기술의 정찰풍선 활용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은 “한 가지 의문은 미국이나 다른 회사들이 중국 (정찰)풍선 제작을 도왔는지”라며 “미국 기업이 자국민 감시에 활용될 기기 제작을 도와선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비공개 브리핑에서 정찰풍선 장비 중 영어가 기재돼 있어 서방 제작이 의심되는 부품이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가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규제 뿐 아니라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달러’ 투자도 원천 봉쇄하는 규제를 두 달 안에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 규제에는 양자컴퓨터나 군사 및 안보 기술 분야 인공지능(AI), 첨단 반도체 등에 대한 투자를 완전히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자본 투자 규제를 확대하면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를 비롯해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제한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대중국 추가 제재에 동맹국 지지를 얻기 위해 유럽연합(EU) 등과 논의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은 중국이 자국군을 현대화하기 위한 미국 기술 이용을 계속 차단할 것”이라며 한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동맹국과 공조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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