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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핵위기 고조속… 러 “美의 핵사찰 못받겠다”

입력 2022-08-10 03:00업데이트 2022-08-1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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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로 美핵시설 방문 못해 일방적”
美의 새 군축체제 제안엔 시큰둥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미국과 거세게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가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START·뉴스타트)’에 의해 진행되던 자국 핵무기 시설에 대한 미국의 사찰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에서도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어 유럽 전체의 핵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는 8일 “미국이 러시아가 미국 내에서 핵무기 사찰을 수행할 권리를 뺏고 일방적으로 자국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했다”며 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찰을 재개하겠다는 미국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핵시설을 방문할 수 없는데도 미국의 사찰만 계속되는 것이 부당하다는 논리다.

다만 “뉴스타트의 완전한 준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관련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사찰 중단을 취소할 수 있다고도 했다. 서방이 먼저 제재를 풀어주면 러시아 또한 핵사찰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과 러시아는 핵무기 실전배치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2010년 뉴스타트를 맺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국 갈등이 격화했고 또 다른 핵무기 강국 중국의 참여가 없는 것 또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 “뉴스타트를 대체할 신규 군비 축소 체제를 신속히 협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러시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3월부터 러시아가 점령 중인 자포리자 원전을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공방이 중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러시아에 이 원전에 대한 현장조사를 요구했지만 러시아는 조사를 위한 각종 일정을 지연시키는 수법을 쓰고 있다.

8일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S), 재블린 미사일 등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의 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 후 단일 지원으로는 최대 규모로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헤르손 등에 병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러시아군과 맞서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신전략무기감축협정 (NewSTART·뉴스타트) ::
2010년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실전배치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맺은 협정. 당초 2018년까지 전략 핵무기와 발사대를 각각 1550기, 700개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으나 양국 합의로 2026년 2월까지 연장됐다. 이행 확인을 위해 양국은 연 18회 사찰을 진행할 수 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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