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96일 러군, 세베로도네츠크 중심부 진격…우크라 “남부서 반격”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31일 1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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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96일째인 30일(현지시간) 러시아 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의 완전 점령을 위해 세베로도네츠크 중심부로 진격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군은 마리우폴 전투에서 고립됐던 것처럼 세베로도네츠크에 완전 고립된 채 러시아 군의 총공세를 힘겹게 버티고 있다.

CNN,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에 따르면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 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시내로 진격했다”며 “현재 세베로도네츠크는 정말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돈바스 장악을 목표로 내세운 러시아 군은 루한스크 지역 내 세베로도네츠크-포파나야-리만 3곳을 축으로 하는 삼각 포위망을 구축해 우크라이나 군에 파상 공세를 펴왔다. 이전까지 주로 외곽에서 포격에 집중해오던 러시아는 도심 중심부 진입에 성공하며 우크라이나 군을 한층 압박했다 .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 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시내의 미르 호텔에 방어선을 구축했던 아군을 밀어낸 뒤 시내 중심부 깊숙한 곳으로 진격해 오고 있다”며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세베로도네츠크 내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적들이 리시찬스크와 세베로도네츠크 인근 부대를 포위하고 바흐무트까지 이어지는 아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3개 방향에서 세베로도네츠크를 포위한 채 우크라이나 군을 향해 지속적으로 포격을 가했던 러시아의 군의 모습이 마리우폴에서 항복을 이끌어낸 것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군이 포위 섬멸을 통해 전략적 요충지를 점령해나가는 방식이 비슷하다는 취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베로도네츠크에서의 전투가 러시아가 장악한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의 전투와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이 도시를 포위하기 위해 공세를 집중하고, 계속되는 포격으로 대부분의 건물이 무너진 점에서 유사하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러시아 군은 또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진행한 시가전과 별개로 인근 루한스크 내 우크라이나 방어 진지를 향한 집중 포격도 병행했다.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 군이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서 아군을 포위하고 있다. 전투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전선을 따라 아군의 후방 진지를 동시 다발적으로 포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은 멈추지 않고 리시찬스크 진격을 이한 포격을 시도했다. 리시찬스크는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지역으로 연결되는 핵심 요충지 가운데 하나다. 아직 우크라이나 군의 통제에 있다.

이곳을 점령하면 루한스크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남서쪽 방향에 아래에 있다. 중간에는 시베르스키도네츠 강이 가로막고 있다. 점령을 위해서는 도하 작전에 성공해야 한다. 러시아 군은 본격적인 도하 시도 이전에 강 건너 우크라이나 군의 무력화를 위해 사전 포격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러시아 군은 리시찬스크와 솔레다르 등 여러 곳을 향해 미사일 공습과 포격을 시도했다”면서도 “리시찬스크의 경우 아직 우크라이나 군의 통제 아래 있다”고 밝혔다.
세베로도네츠크 일대를 중심으로 동부 전선 함락 위기에 놓인 우크라이나 군은 증원 군을 보내는 대신 남부 전선에서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러시아에 뺏긴 남부 헤르손 주(州)를 탈환을 목표로 조금씩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바딤 데니센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헤르손 주 인근에서 러시아 군 점령 방어진지를 역습해 약 8㎞ 정도 진전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군이 동부 돈바스 완전 점령에 매몰돼 있는 러시아 군의 시선을 세베로도네츠에 붙잡아 두고 국경을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동부 전선을 향해 진격, 러시아 군의 뒤를 노릴 경우 역으로 포위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우크라이나 군이 북부 하르키우에서 시계 방향으로 진격한다면 세베로도네츠크 점령에 힘을 뺀 러시아 군을 상대로 오히려 아래 위로 포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동부 전선이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러시아로부터 남부 헤르손을 탈환한 뒤 빠르게 치고 가야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헤르손은 크름반도와 그대로 맞붙은 최남단 항구도시다. 헤르손시는 러시아 침공 7일째인 3월2일 함락됐다. 흑해와 드니프로강 양쪽에 항구가 있는 헤르스손 주는 현재 주 전체의 80% 이상이 러시아군 통제 아래 있다.

러시아군은 헤르손주 점령을 기반으로 서쪽의 미콜라이 주와 오데사 주, 동쪽의 자포리자 주를 공략하는 중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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