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엘라 석유 규제 ‘1단계’ 완화…마두로 제재는 유지

  • 뉴스1
  • 입력 2022년 5월 18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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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국 정유사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내 자산에 가했던 제재를 완화한다고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는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칭해 왔는데, 최근 ‘사회주의 정권과 야권 간 대화를 돕는다’는 취지로 마두로 정부와의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WP는 미국 재무부가 이날 자국 정유사 셰브론에 미 제재 이후 중단됐던 베네수엘라 내 생산 재개를 현지 사회주의 정부와 협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한적 허가’(narrow license)를 발행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당국자들은 “이번 허가는 앞으로 마두로 정부와의 협력 심화에 따라 이뤄질 일련의 석유 제재 완화 관련 첫 번째 조치”라고 설명했다.

마두로 정부가 오는 2024년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보장을 목표로 야당과의 협상에 복귀하면 미국은 셰브론의 베네수엘라내 장비 출하를 허용한다. 그리고 협상이 성공하면 셰브론은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추출해 판매할 수 있게 되는 시나리오다.

앞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부는 이날 밤 멕시코에서 정부와 ‘협상 복귀를 위한 공식 회담’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첫 번째 조치인 장비 출하가 허용된 것이다.

다만 이번 제재 완화 관련해 셰브론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21세기 사회주의’를 도입하고 반미 국가들을 규합했던 고(故) 우고 차베스 전 정부와의 반목이 심화하기 이전까진 미국의 중요한 원유 공급국이었다.

셰브론은 아직 베네수엘라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미 정유사 중 하나인데, 마두로 정부까지 이어진 미국의 규제로 인해 현지 조업이 사실상 동결돼온 상황이다.

다만 이번 제재 완화 관련 내용을 귀띔해준 미 행정부 당국자는 “마두로 정권에 대한 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우리는 이 제재는 계속 이행하고 집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주요 산유국들이 증산 요청에 적극 응해주지 않는 데 대해 ‘새로운 활로’ 모색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매장량 기준으로는 세계 1위다.

또한 중남미에서는 지난해 페루와 칠레에 좌파 정부가 출범한 데 이어, 오는 29일 예정한 콜롬비아 대선과 10월 브라질 대선에서도 ‘좌향좌’ 정권교체가 예상돼 미 행정부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편 미 행정부는 내달 6~10일 로스앤젤레스 에서 미주정상회의 개최를 준비 중이다. 다만 쿠바와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 ‘반미 국가’ 정상은 초청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는데, 이에 멕시코와 볼리비아 등 ‘강성’ 정상들이 모든 미주 국가를 참석시키지 않으면 자신도 불참하겠다고 맞서고 있어 미국이 입장을 바꿀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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