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회복의 상징” 2년만에 열린 ‘뉴욕 마라톤’ 축제 분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8일 1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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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시 퀸스 롱아일랜드시티의 한 도로변. 휴일을 맞아 구름 같이 몰려나온 시민들이 길가에서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이들의 눈앞에서 달리던 사람들은 응원하는 시민들에게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화답을 했다. 이날 뉴욕시에서는 세계 메이저 마라톤 대회 중 하나로 꼽히는 뉴욕 마라톤이 2년 만에 열렸다. 뉴욕시 남쪽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출발해 5개 자치구(borough)를 모두 통과한 뒤 맨해튼 센트럴파크로 골인하는 코스였다.

사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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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선이 마련된 센트럴파크도 오전부터 구경 나온 시민들이 길가를 가득 메웠다. 이곳은 전날부터 차량 진입을 통제하기 위해 가드레일이 일제히 깔렸다. 시민들은 지칠 대로 지친 참가자들에게 “조금만 더 힘을 내시라”며 힘찬 격려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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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회째를 맞는 뉴욕 마라톤은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열리지 못 했다. 원래부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한바탕 축제 분위기에서 열리지만 작년을 건너뛰었다는 이유로 올해는 더 특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길거리에는 대회 개최를 축하하기 위한 컨페티(종이로 만든 꽃가루)가 가득 쌓였고 코스 길목마다 라이브 밴드 음악이 곁들여지며 구경나온 시민들도 행사를 실컷 즐겼다. 이들은 마라톤에 참가한 지인들 뿐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박수를 치며 레이스를 격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많은 뉴욕시민들에게는 올해 마라톤이 팬데믹으로부터 도시가 회복해나가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물이 됐다”고 보도했다.

사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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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참가자를 평소보다 약 40% 적은 3만 명 정도로 제한했다. 참가자들은 몇 개 그룹으로 오랜 시간 분리된 채 레이스를 펼쳐야 했고, 도착지점 등에 모인 관중 수도 예전보다 적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하지만 참가한 시민들이나 응원 나온 사람들 모두 축제 분위기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의료 자원봉사를 나온 병원 응급실 레지던트 리키엘 러바인 씨는 NYT에 “세상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 매우 흥분된다”면서 “이 도시가 다시 한 데 모여 교류하는 것을 보니 정말 좋다”고 말했다. 브루클린 지역에서 흥겨운 음악을 선사한 어느 음악 DJ는 달리던 마라토너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을 너무 그리워했다. 우리가 돌아왔다”고 외쳤다.

올해 처음 뉴욕 마라톤을 완주한 어맨다 장 씨(27)도 골인 지점을 통과하며 느꼈던 흥분을 감추지 못 했다. 그는 “관중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며 “킴 카다시안(헐리우드 모델)이 레드카펫에서 모두가 환호할 때 이런 느낌을 받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마라톤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장녀 첼시 클린턴(41)도 참가해 화제를 모았다. 결승 지점인 센트럴파크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나와 딸의 완주를 축하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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