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 신냉전으로 갈 것인가[세계의 눈/주펑]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 입력 2021-09-29 03:00수정 2021-09-2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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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최근 영국, 호주와 함께 중국 견제를 위한 3자 안보연합체 ‘오커스(AUKUS)’를 이달 15일 출범했다. 워싱턴=AP 뉴시스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외교정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중국에 대한 전략적 압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중국을 잘 알고 있고 경험을 통해 중국 문제에 매우 익숙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민주·공화 양당의 첨예한 대립으로 미국 사회가 분열되면서 그는 이미 위기의 대통령이 돼 버렸다. 이 과정에서 대중국 강경정책도 그대로 승계했다. ‘트럼프 없는 트럼프주의’다.

베이징의 지도자도 강경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의 압박에 맞서 “대담하고 용감하게 투쟁할 필요가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러면서 미중 대립은 심화하고 있다. 과연 미중 관계가 이대로 신냉전으로 치닫게 될까.

미국의 엘리트들은 신냉전을 최우선 선택지로 삼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날 많은 국가들이 미중 사이에서 ‘한쪽 편 선택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많은 나라들이 미중과 함께 경제무역의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두 나라가 신냉전으로 치달을 경우 세계적 분열이 초래될 수 있고, 이는 절대 다수 국가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미국이 신냉전을 택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나라들이 미국을 따라 대중 전선에 나설지 워싱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이 신냉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욱 확실하다. 중국 경제가 빨리 발전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중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국의 핵심 목표는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20, 30년 후 세계 선두권에 진입하는 것이다. 만약 중국이 미국과 신냉전에 빠진다면 중국의 경제 성장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며 중국의 역사적 진전이 중도에 끊기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중국 지도자들이 아무리 ‘대담하고 용감한 투쟁’을 강조하더라도 중국 정치철학의 근간은 실용주의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실용적·협력적 경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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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쟁 과정에서 의도한 결과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대립에 의해 우연히 발생하는 결과다. 대만문제와 남중국해 문제가 그것이다. 이 두 개의 ‘잠재적 폭탄’을 잘 처리하지 못하면 미중 관계는 신냉전으로 급격히 빠져들 수 있다.

트럼프 정부에 이어 바이든 정부도 일본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대만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면서 대만과 비수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시작하면서 대만은 이미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한 중요한 카드가 돼 버렸다. 일본도 대만 문제를 빌미로 집단적 자위권 행사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일본의 대만 정책은 비록 주권을 승인하는 대만 독립 지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일중일대(하나의 중국과 하나의 대만)’ 정책으로 전환한 것은 명확해 보인다. 중국의 입장에서 미일의 이러한 변화는 놀랄 만한 후퇴다.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은 물러설 공간이 전혀 없다.

남중국해 문제도 핵심 사안이다. 미국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를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것을 우려한다. 이 때문에 일본 호주 인도 등을 끌어들여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고,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와 캐나다 군함 및 항공기까지 남중국해에 진입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미중 두 나라가 남중국해상에서 자주 대치하다가 ‘총을 닦다 불발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국지적 군사위기가 유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남중국해에서 교전이 발생해 피가 한 방울이라도 흐른다면 미중 관계의 마지막 지푸라기마저 사라지게 될 것이다.

미국은 신냉전을 촉발할 수 있는 중국 압박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 최근 미국은 영국 호주와 함께 3국 핵잠수함 합의를 이뤄냈다. 미국의 확실한 동맹국인 호주가 핵잠수함을 개발하고 보유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는 동시에 중국이 군비경쟁에 나서도록 압박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과거 미국이 소련을 넘어뜨린 ‘냉전 유산’을 중국에 적용하려는 의도다.

오늘날의 세계는 코로나19, 기후변화 등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가 분열과 재난으로 빠지는 신냉전을 도발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미중 양국이 충돌을 관리, 통제하고 관계를 개선해야 할 시기다.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
#미중관계#대립 심화#신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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