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이 증명해 줄 영수증 발급 늦어져 5년 옥살이 한 남성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3월 13일 2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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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간 주에서 살인 사건에 연루된 한 흑인 남성이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할 영수증을 렌터카 업체로부터 빠르게 받지 못해 5년이나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2011년 10월 18일 오후 2시 54분경 미국 미시간 주 랜싱 쇼핑센터 인근에서 한 남성이 살해됐다. 범인은 마약을 훔치기 위해 이 남성을 총으로 살해한 뒤, 차를 타고 도주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허브’라 불리는 머리를 땋은 흑인 남성이 범인으로 의심된다고 경찰에 말했고, 이에 경찰은 허버트 알포드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사건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정보원이 그를 범인으로 지목한 것이 주요 근거였다. 하지만 이 정보원은 나중에 경찰에게 1500달러(약 169만원)를 받고 무기 소지 관련 혐의를 무마해주기로 약속받고 거짓 증언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후 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도 발견됐는데 이 차량은 알포드 연인의 이름으로 등록돼있었으며, 알포드의 DNA도 검출됐다. 하지만 이는 알포드를 살인범으로 확정할 수 있을만한 증거는 아니었다.

이후 2015년 알포드 연인의 아들이 마약 밀매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뒤 유죄협상을 통해 알포드가 살인범이라고 증언하면서 수사가 재개됐고 알포드는 체포됐다. 알포드는 2급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2016년 12월에 최저 32년 5개월, 최고 62년 5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알포드 연인의 아들은 나중에 법원에서 알포드가 자신의 고모이자 엄마의 자매와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해 그를 싫어했다고 말했다.

알포드는 사건 발생 당시 자신이 현장에서 약 12㎞ 떨어진 랜싱국제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리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와 랜싱국제공항의 거리는 차로 20분 안팎 거리였기에 알포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범행이 불가능했다.

이에 알포드 측은 2015년부터 렌터카업체 ‘허츠’에 신용카드 결제 기록을 찾아 영수증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하고 법원도 여러 번 이를 명령했지만 영수증 발급은 3년간이나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2018년에야 영수증이 제공됐고 알포드는 그해 8월 재심을 받기 시작해 2020년 2월에 풀려났다.

그는 감옥에서 풀려난 뒤에도 억울한 옥살이로 인한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알포드는 이달 9일 렌터가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업체 측은 “알포드가 겪은 일에 매우 큰 슬픔을 느낀다”라면서도 “2015년에 2011년 차량 렌털 기록을 요청해 당시엔 찾을 수 없었고 이후 이를 찾고자 성실히 노력해 2018년 제출했다”고 영수증이 늦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또 “지난 기록을 찾는 시스템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다. 앞으로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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