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불복 때 설득할 수 있는 인물은 아베뿐?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2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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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 개표 결과를 놓고 ‘혼란’이 발생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인물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뿐”이란 주장이 최근 일본 정치권에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2일 관계자를 인용, 최근 아베 전 총리와 대화를 나눈 집권 자민당 의원들 사이에서 이런 얘기가 화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이번 대선 개표결과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이란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는데도 불복하는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016년 11월 치러진 미 대선 직후 외국 정상으로선 처음으로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재임 내내 ‘끈끈한 관계’를 과시해왔다.

아베가 올 9월 건강상 이유(궤양성대장염 재발)로 총리직을 그만 두기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각국 정상들에게 사임 인사를 전했을 때도 가장 먼저 등장한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대선과정에서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을 상대로도 ‘미군 주둔에 따른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가 하면, 전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시절 미일 양국 주도로 추진돼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혀 일본 측의 혼란을 가중시켰었다.

게다가 아베 전 총리는 2016년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 뉴욕을 방문했을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따로 만나 “클린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었다.

그러나 아베 전 총리는 같은 해 11월 치러진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곧바로 전화통화를 통해 회담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락하자 측근 보좌관을 미국에 보내 회담 의제를 조율토록 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당시 현직에 있던 오바마 전 대통령 측에선 아베의 이 같은 행보를 내심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일본 정부로선 이를 통해 ‘트럼프 정권’ 4년간의 미일관계를 원만히 이끌어가면서 아베 내각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지지율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외국 정상 중 아베 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아베만이 트럼프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란 논리다. ‘팩트’라기보단 일본 정치권의 희망사항에 가까워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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