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폐쇄 보복 쓰촨성 ‘청두 美총영사관’은 어떤 곳?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24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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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보시라이 오른팔 왕리쥔 사건 현장으로 유명
휴스턴中영사관과 업무·규모 비슷

중국 정부가 24일 미국 정부의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에 대한 보복으로 폐쇄를 요구한 쓰촨성 청두 주재 미 총영사관은 중국 서남부를 총괄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 받는다.

1985년 10월16일 문을 연 이 곳은 쓰촨성, 윈난성, 구이저우성, 티베트자치구, 충칭 등 서남부 지역을 포괄하고 있다. 당시 조지 HW 부시 미 대통령이 진장호텔 별관에 영사관을 개관했고 1993년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미군 장교 6명과 현지 직원 29명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이 곳에서 근무하는 인력이 13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발발로 인원이 축소되기 전까지는 최대 200명 정도의 직원이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직원 중 3분의2는 현지에서 고용된 중국 전문 인력이다.

현재 청두 총영사를 맡고 있는 짐 밀리낙스는 지난 2017년 8월 부임했다.

청두 미총영사관은 지난 2012년 2월6일 ‘왕리쥔 미 영사관 진입 사건’이 일어났던 현장으로 유명하다.

이 사건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석이 되기 전 경쟁자였던 왕 당시 충칭 공안국장이 미 총영사관에 뛰어들어 망명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뒤, 자신의 직속 상관인 보시라이 당시 충칭 당서기의 비리를 폭로해 몰락시킨 당대 최고의 정치 스캔들이다.

미국의 평화봉사단(Peace Corps)이 중국에서 활동을 시작한 곳도 청두 총영사관이다. 상대적으로 발전이 덜했던 간쑤성과 구이저우성, 쓰촨성 등에서 중국 젊은이들의 영어 교사 연수 등을 도왔다. 18명으로 시작했던 평화봉사단은 20년이 지난 지금 90개 기관에서 15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 곳은 1999년 5월 미국 몬태나 벨그레이드 주재 중국대사관 폭파 사건에 격분한 중국 군중의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해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미국에선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2008년 처음으로 이 영사관을 방문했다. 그해 8만여 명의 사망자를 낸 쓰촨성 대지진과 관련해 긴급 정수 사업 및 구호 물품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

중국 내에선 이 곳이 타깃이 된 것은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과 규모가 비슷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뤼샹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청두 미 총영사관은 중국 남서부 지역의 영사 업무를 포괄하고 있고 직원 수도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과 비슷하다”며 “이 곳을 선택한 것은 동등하고 호혜적인 대응책”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21일(미국 시간) 주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을 ‘스파이 활동 거점’으로 보고 폐쇄를 통보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주청두 미 총영사관의 설립·운영 허가를 철회하고 총영사관의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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