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갈등 격화속… 美 “한국에 ‘脫중국 공급망’ 동참 이미 제안”

김예윤 기자 , 한기재 기자 입력 2020-05-22 03:00수정 2020-05-22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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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견제용 경제 연합체 EPN 구상
경제차관 “작년 서울서 두번 논의… 화웨이, 신뢰 못할 고위험 회사”
韓외교당국자 “아직 검토 단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중국 공산주의 체제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중국 때문에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가 피해를 입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AP 뉴시스
20일(현지 시간) 미국이 ‘탈(脫)중국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하는 ‘경제 번영 네트워크(EPN·Economic Prosperity Network)’에 한국이 동참할 것을 이미 제안했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국이 서로 한국에 지지를 요구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사진)은 이날 미 국무부 아시아태평양 미디어 허브가 연 전화 브리핑에서 “지난해 말 직전 서울에서 열린 고위급 경제대화에서 미국, 한국 등 국가들의 단합을 위해 EPN에 함께하는 것에 대해 두 번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EPN 참여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는 취지다. 이어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이자 서로 신뢰의 파트너십을 만들어야 한다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EPN 참여는) 한국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EPN은 주요 제품의 공급망을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과 가까운 국가들로 구성하는 새로운 연합체 개념이다. 미국은 호주 인도 일본 뉴질랜드 베트남 한국 등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라크 차관은 이어 반도체를 포함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화웨이나 ZTE 등 신뢰할 수 없는 고위험 회사의 장비는 민감한 미 외교시설에 절대 설치되지 못할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의 장비만 통과해야 하며 모든 동맹국도 여기 동참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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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포드 미 국무부 비확산차관보도 이 자리에서 “전 세계는 정보 도용, 인권 침해, 정치적 조작을 행하는 화웨이 같은 중국 기술업체 생태계 밖에서 신뢰할 만한 공급자를 찾고 있다. 한국의 삼성을 포함해 세계의 공급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 EPN 참여를 촉구했다. 미국은 지난해 5월에도 반(反)화웨이 전선에 동참하라고 한국에 요구했다.

크라크 차관은 또 “한국이 더 이상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보여준 리더십에도 박수를 보낸다. 이는 중국에 진정한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WTO에서 부당하게 개도국 지위로 혜택을 보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EPN 참여와 관련해 한국 외교당국자는 “관련된 구상이 미국 내에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고, 이야기도 오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EPN에 특정된 협의가 한미 간 구체적으로 오간 것은 아니다. EPN이 정확히 무엇인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다”고 부연했다.

크라크 차관은 지난해 11월 방한해 ‘EPN’이라는 명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당시 개최된 제3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에서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이 동석한 가운데 “한미 모두 경제안보가 국가안보와 직결됐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며 “우리가 경제안보와 관련된 (관계를) 한 단계 발전하는 걸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당시 “(한미가) 공정성, 법치주의, 지식재산권 존중 등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고도 말해 해당 키워드를 핵심으로 두고 있는 EPN 구상에 한국이 참여해달라고 사실상 요청한 것이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 경제 번영 네트워크 (EPN·Economic Prosperity Network) ::

미국이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개념으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로 구성된 연합체를 말한다. 동일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가와 기업, 시민사회로 구성되며 민주적 가치에 따라 운영되는 특징을 지닌다. 미국은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도 이 연합체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김예윤 yeah@donga.com·한기재 기자
#미중 갈등#경제 번영 네트워크#미국 국무부#e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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