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사무총장, ‘친중’ 비판에…“앞으로도 계속 일할 것” 사퇴설 일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3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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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2일(현지 시간)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할 때”라며 미국 등 일각에서 제기한 사임 요구를 일축했다. 제네바=AP 뉴시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2일(현지 시간)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할 때”라며 미국 등 일각에서 제기한 사임 요구를 일축했다. 제네바=AP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와 친중(親中) 행보로 미국 등의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55)이 사퇴 요구를 일축하며 5년 임기를 지킬 뜻을 밝혔다. 동아프리카 에리트리아 출생인 그는 2017년 7월 최초의 아프리카 출신 총장에 올랐다.

BBC 등에 따르면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22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지난 3년 간 생명을 구하고 조직 개혁을 위해 밤낮으로 일했다. 앞으로도 계속 일할 것”이라며 사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할 때”라며 “옆을 돌아볼 여력이 없다. 생명을 살리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14일 WHO의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이유로 지원 중단 의사를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재고를 촉구했다. 그는 “미국의 기여는 다른 나라뿐 아니라 미국 자신을 돕는 중요한 투자다. 지원 중단을 재고하라”고 밝혔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역시 22일 “WHO는 세계 코로나19 방역의 구심점”이라며 “WHO에 힘을 실어줘야지 무너뜨리면 안 된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중국 눈치를 보느라 초동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도 반박했다. 그는 “1월 30일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을 때 중국 외 세계 확진자는 82명이었고 사망자는 없었다”며 “적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각국이 대응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코로나19는 쉽게 재발할 수 있다”며 “지금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안일함”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국가에서 감염 확산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며 “현 사태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돌아갈 수도 없다. 더 잘 준비된 ‘새로운 정상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무총장 경선 당시 영국 감염병 전문의인 데이비드 나바로 전 WHO 에볼라 특사와 경합한 그는 중국의 전폭적 지지로 WHO 수장에 올랐다. 당선인 시절부터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고 대만을 배제한 행보로 논란을 불렀다. 코로나19 발발 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 중국의 조처에 국제사회가 감사와 존경을 보내야 한다”는 발언 등으로 거센 질타를 받았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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