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한국인 200명 격리 검토…현지주민들, 격렬 반대시위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24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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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길로 정착지 내 군사기지 검토"

이스라엘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한국인 방문객 200여 명을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격리지역으로 알려진 현지 주민들은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2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 군사기지에 한국인 방문객 200여 명을 격리 조치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보건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한국 관광객 대표단을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보건부는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격리지역으로 알려진 예루살렘 남부 외곽에 위치한 하르길로 정착지 주민들은 계획을 중단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나프탈리 베네트 국방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위험하고 불합리한 결정”이라며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서안 정착지들이 수도 남쪽에 위치한 것을 상기하며 “이 병이 확산될수록 구쉬에치온과 예루살렘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착촌 밖 도로를 봉쇄하고 타이어를 태우기도 했다. 일부는 ‘지역사회가 아닌 코로나바이러스를 격리하라’(Isolate the coronavirus, not the community)는 글귀가 적힌 포스터를 들었다.

구쉬에치온 지역의회는 성명에서 “아길로에 한국인을 수용하는 계획을 우연히 알게 됐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군사시설은 정착촌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보통 군 훈련이나 교육 세미나에 활용된다. 또한 실제 격리 조치를 하려면 고위 당국자의 승인이 필요하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24일부터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의 자국 입국을 금지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자국민에겐 14일 동안 자가격리하도록 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중국과 홍콩, 마카오, 태국, 싱가포르에 대해서도 방문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또한 지난 22일 오후 7시30분께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한 대한항공 KE957편에 탑승한 한국인 130명의 입국을 막았다. 이 항공기에 탄 자국민 12명은 공항에서 격리시설로 옮겼다.

한국에선 이달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 온 70명 중 1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과 함께 있던 교사 및 학생 200여 명에 대해서도 자기격리 조치를 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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