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나비효과 반도체에도?…대만 TSMC 美에 공장세울까

  • 뉴스1
  • 입력 2019년 11월 1일 0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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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 공장 전경(TSMC 제공) © News1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 공장 전경(TSMC 제공) © News1
중국 정부를 향한 홍콩 시민들의 시위가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1위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대만의 TSMC가 그 주인공이다.

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마크 리우(Mark Liu) TSMC 사장은 최근 미 상부무와 미국 내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는 것과 관련한 옵션들에 대해 논의했다.

리우 사장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대만에서보다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보조금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TSMC에 대해 미 정부가 공장을 신설할 것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대만 현지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수입 의존도를 낮춰 공급 차질에 대비해야 한다는 연방 정부의 생각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 국방부가 중국과의 긴장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만의 칩 공급업체가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의 영향으로 반도체 수출을 제한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를 진압하듯이 미·중 간의 무역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신들의 영토라고 여기고 있는 대만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내 반도체 업계가 해외업체와의 경쟁에 밀려 최신 칩 개발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첨단 무기에 반도체를 사용해야 하는 미 국방부의 위기감은 더욱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TSMC는 자회사인 ‘WaferTech’를 통해 미국 워싱턴주 카마스에서 생산라인 한 곳을 운영하고 있다. 리우 사장은 만약 미국 공장을 신설하게 된다면 카마스 공장 부근에 설치할 것이며 대만에 있는 대규모 공장들보다는 규모가 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TSMC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위탁을 맡기는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밝혀 미국 정부의 눈 밖에 난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렇기에 이번 공장 신설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TSMC가 미국 공장을 증축한다면 세계 2위의 파운드리 업체인 삼성전자에도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TSMC를 따라잡기 위해 2030년까지 6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대부분의 파운드리 고객사들이 북미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투자에 따라 오스틴 공장의 생산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이 고객사와의 장기적인 계약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공장이 추가로 생긴다고 해서 고객사들이 당장 생산업체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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