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게머리 자르는 사진에 흑인사회 부글…‘#레게머리인생’ 해시태그 운동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8일 16시 47분


코멘트
출처 : pixabay
출처 : pixabay
흑인들이 즐겨 하는 ‘레게머리’를 둘러싸고 미국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6일(현지 시간) 트위터에서 흑인들의 #loclife(#레게머리인생) 해시태그 운동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게머리 한 모습을 자랑스러워하자는 취지다. 마틴 루터 킹을 소재로 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영화 ‘셀마’의 감독 아바 듀버네이가 시작했다.

발단은 사진 한 장이었다. 미국 시카고에 있는 ‘크러셔스 클럽’이라는 갱단 반대 비영리단체 이사 샐리 헤이즐그로브가 한 흑인 남성의 레게머리를 직접 자르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더 나은 삶을 위한 상징적인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2016년 올라온 것이지만 이를 뒤늦게 발견한 한 트위터 사용자가 리트윗하며 급속도로 퍼졌다.

흑인사회는 차별행위라며 분노했다. 굵고 곱슬거리는 모질 특성 상 레게머리가 더 편안하지만 머리를 땋으면 일상적인 차별을 받는다는 것. 실제로 2월 미국 뉴욕시 인권위원회는 레게머리나 곱슬머리를 허용하지 않는 직장·기관은 최대 25만 달러(약 2억900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영화 ‘셀마’의 아바 듀버네이 감독은 “자연스러운 레게머리의 아름다움과 당당함을 보여주자”면서 트위터에서 #loclife(#레게머리인생) 해시태그 운동을 제안했다. 작가 샤카 셍고르는 “내 아들에게 레게머리를 포함한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하도록 길러서 더 나은 삶을 선물하겠다”고 아들과 찍은 사진을 올렸다. 미 싱크탱크 데모스 전임회장인 헤더 맥기는 레게머리를 한 채 웨딩드레스를 입은 사진을 올리며 “의회에서 증언할 때, 백악관에 갈 때도 이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올렸다. 이외에도 의사, 학생 등 많은 일반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을 올린 헤이즐그로브 이사는 문제가 불거지자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사진을 삭제했다고 WP는 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