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하버드대 신입생, 보스턴공항서 입국거부 당해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29일 0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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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학기 개강 앞두고 비자 취소
17세 남학생, 공항서 8시간 감금 취조

하버드 대학교와 한 비정부기구의 장학금으로 하버드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레바논에서 날아온 팔레스타인 학생이 보스턴 공항에서 비자취소로 입국 거부를 당해 트럼프 정부의 과도한 입국 심사의 전형적 사건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스마일 아자위(17)란 이 남학생은 23일 보스턴의 로건 국제공항에 내렸지만 입국을 아예 거부당했다고 하버드 대학측과 연방 국경관리들이 금주 초에 확인해주었다. 이 학생은 비자 취소가 자기 친구들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 때문이며 정치적인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은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지만 마이클 매카시 대변인은 아자위의 비자가 취소된 것은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 때문이라고만 말했다. 그리고 아직 추방된 것은 아니며 법적 해결책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제이슨 뉴턴 대변인은 대학 측이 아자위에게 장학금을 제공한 비영리기구 AMIDEAST와 함께 아자위의 법률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아자위는 연방수사국 요원들에게 공항에서 8시간 동안 감금 당한 채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에 대한 수색을 받았으며, 친구들의 소셜 미디어 글 내용에 대해 심문을 받았다고 아자위가 하버드대학 신문인 ‘하저드 크림슨“지에게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아자위는 문제 된 댓글들에는 ”미국에 반대하는 정치적 의견들“이 포함되어 있었다며 자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았다.

그는 대학신문에 써 보낸 답변에서 ” 나는 그런 글들과는 무관하며 좋아하지도 않는다. 남들이 써서 올린 글들에 대해 내가 책임지거나 체포 당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수사관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아자위의 아버지 바셀은 하버드대 크림슨 지에 나온 것 이상으로는 가족들은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전화기나 노트북 등 전자 기기에 대한 수색은 전 정권에서도 국경에서 시행된 적이 있지만,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뒤 2017년부터 부쩍 더 강화되었다.

컬럼비아 대 언론자유연구소의 선임변호사 캐리 드셀은 ”이런 사건은 하버드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들 뿐 아니라 더 널리 사회적 영향력과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앞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자기 검열이 더 심해지고 지식인들의 표현의 자유 마저 위축시키는 악효과가 발생할 것이 더 두렵다“고 말했다.

미국의 표현의 자유 수호단체인 PEN 아메리카도 ”어떤 사람을 친구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미국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입국 금지시킨다는 것은 현 정부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무시 정책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서머 로페스 선임 이사를 통해 말했다.

올 해 들어 미국에 입국하려다가 거부당한 사람의 수는 이미 23만 5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2017년에 거부당한 21만 6370명에 비해서 9%가 증가한 수라고 세관국경보호국 통계에 나와 있다.

국경관리들이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이 소셜 미디어를 조사하고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트럼프의 새 정책에 따라서 개인의 전자 장비를 수색한 건수는 2018년에만 3만3295건으로 2015년의 8503건에 비해 거의 4배에 이르렀다고 미국 시민자유연맹 등 인권단체들은 말하고 있다.

미 국무부가 2018년 발급한 유학생 비자는 36만2929 건으로, 2015년에 발급된 64만4233만 건에 비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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