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단거리 발사체, 미국보다는 한국 향한 메시지”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7일 12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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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美, ICBM 발사 아니란 이유로 ‘부드럽게’ 대응”
폼페이오 ‘위협 아니다’ 발언은 “전략적 실수” 비판도

북한이 최근 실시한 단거리 발사체 시험 발사는 미국보다는 한국을 향한 메시지로 보인다고 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VOA는 전문가들을 인용, 북한의 이번 훈련을 ‘탄도미사일 시험’으로 규정하고 “대북제재 완화를 거부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기도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전했다.

북한은 지난 4일 오전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장거리방사포(다연장로켓포·MLRS)와 신형 전술유도무기 발사훈련을 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 측이 훈련 뒤 공개한 사진을 근거로 훈련에 쓰인 ‘전술유도무기’를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의 이번 훈련이 탄도미사일 활동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

그러나 미 정부 당국자들은 과거와 달리 북한에 대한 공개적 비난을 자제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이번 발사체가 미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란 점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5일 방송된 ABC방송·폭스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로 김 위원장의 ‘미사일 시험 중단’ 약속이 깨졌단 지적에 “북한의 미사일 시험 중단 선언은 ICBM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이번 발사체는 국제적 경계선을 넘어가지 않은 채 (북한) 동쪽 바다에 떨어졌다”면서 “미국은 물론 한국이나 일본에도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은 나와의 ‘약속’을 어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VOA는 미국 측의 이 같은 반응은 “북한의 이번 행위는 남북 간 9·19 군사합의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 중단을 촉구한 청와대보다도 부드럽다고 지적했다.

남북한은 작년 9월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채택한 ‘9·19 군사합의’를 통해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중지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남북한은 현재도 군사훈련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미군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 등에 따라) 한미연합훈련은 축소됐지만, 북한의 정례 군사훈련엔 그 만큼의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고 VOA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 한일담당관 출신의 민타로 오바는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북한 발사체 관련 발언에 대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으로서 전략상 말이 안 된다”며 “이 지역의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미 미들베리 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담당 국장도 한국과 일본이 북한의 중·단거리미사일 사정권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내게 닿지 않는 건 뭐든지 시험해 보라’는 폼페이오 장관의 견해에 한국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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