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최저임금 20주년…“고용에 심각한 영향 안 준다”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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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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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월 시간당 3.6파운드 지급으로 시작
2015년 법정생활임금 전환…중간소득의 60%까지 올리기로

최저임금(Minimum wage)을 도입한지 올해로 20년이 된 영국은 최저임금이 고용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최저임금 위원회(Low Pay Committee) 보고서는 전체 노동인구의 30%에 이르는 최대 7만명의 사람들이 최저임금의 혜택을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으며 도입 이후 현재까지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임금 불평등과 최저임금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온 앨런 매닝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 경제학과 교수도 지난 2016년 연구 논문 ‘최저임금의 고용 효과에 대한 연구’(The Elusive Employment Effect of the Minimum Wage)를 통해 “최저임금은 고용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97년 총선에서 노동당 후보로 나왔던 토니 블레어의 핵심 선거공약이었던 최저임금제는 2년여 간의 준비기간을 갖고 1999년 4월 시행되기 시작했다. 당시 정해진 최저임금은 시간당 3.60파운드. 이후 최저임금은 평균 소득보다 빠른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이날 25세 이상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은 8.21파운드로 인상될 예정이다.

현재 영국은 법정생활임금(National Living Wage)을 도입하고 있는데 지난 2015년 당시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2015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25세 이상 전일제 및 시간제 임금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시간당 7.20파운드의 법정생활임금을 지급한 것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시간당 9파운드 이상으로 이를 인상하겠다고 밝혔었다. 이 때까지 법정생활임금이 중간 소득(median income)의 60%까지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단 계획이었다. 이로 인해 최저임금 상승률은 더 가팔라졌다.

최저임금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소득) 하위 1%의 근로자들은 정규직으로 일할 경우 평균 임금이 인상되는 것에 비해 5000파운드 이상의 실질 임금을 더 받았다고 밝혔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레졸루션재단(Resolution Foundation)의 토스텐 벨 디렉터는 ”(최저임금제가) 생길 때부터 큰 논란이 있었지만 이렇게 널리 성공을 인정받은 정책은 많지 않다“면서 ”최저임금이 지난 20년 동안 소득 불평등이 늘어나는 것 자체를 되돌리진 못 했지만 이를 멈춰세우긴 했다“고 밝혔다.

영국노동조합회의(Trades Union Congress·TUC)의 경제사회정책 책임자인 케이트 벨은 ”노동 시장에선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최저임금을 용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FT는 그러나 다른 이들은 고용에 더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이 제도가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고용주들은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훈련을 받도록 하는 등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도농 간 임금 상승 격차도 우려되는 부분이며 일부에선 법정생활임금을 받기 전인 21~25세의 근로자들은 25세 이상 근로자들과 같은 일을 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임금이 더 낮기 때문에 적용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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