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하노이 결렬 후에야…최선희, 김정은 메시지 들고 뛰어와”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7일 0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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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영변 시설 모두 포함' 제안
미국 측은 명확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수용 거부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막기 위해 막판에야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돌아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음을 잡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현지시간)CNN은 사안을 잘 아는 관리 소식통들을 인용해, 베트남 하노이 회담이 결렬됐던 마지막 순간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월 27~28일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과 회담 초반에만 해도 여유를 부렸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회담 전날인 2월 26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나 한번 더 협상을 하기를 원했다. 실무팀이 수 주간 협상을 벌였지만 미국이 원한만큼의 진전이 없었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은 두 정상이 마주 앉기 전 과연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타결할 의지가 진짜로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3명의 소식통은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퇴짜놓았다고 CNN에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몇시간이나 기다렸지만, 밤이 되도록 김 부위원장 쪽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오지 않자 당혹스러워했다고 한다.

CNN에 따르면, 북한 관리들이 미국 쪽 협상 파트너들을 기다리게 한게 처음은 아니었지만 정상회담 하루 전날 장관급 회동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우려스러운 신호였다.

그로부터 이틀 후인 2월 28일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메트로폴 회담장에서 나가버리려 하자, 그제서야 결렬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가지고 미국 협상대표단 쪽으로 뛰어온 것이다.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가로 제재완화를 얻어내기 위한 북한쪽의 마지막 노력이었다.

북한과 미국 관리들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위한 공동의 정의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는데, 최선희 부상이 가져온 메시지는 영변 폐기에 관한 북한쪽 제안을 진전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마지막 제안은 미국이 원했던 핵시설의 광범위한 정의를 북측도 공유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하지 않았다.

최선희는 미국의 요구를 들고 다시 김정은의 답변을 얻기 위해 달려갔고, 김정은 위원장의 영변의 모든 것이 포함된다는 답변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 측은 김 위원장의 답변을 대단하게 여기지 않았고, 협상을 재개하기를 원치 않았다. 수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으로 출발해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보다 더 얻어야 했었다”며 “우리가 말하지 못했던 다른 것들, 여러분들이 쓴 적이 없지만 우리가 발견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백악관은 CNN의 위와같은 내용에 대해 확인하기를 거부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로 향하고 있을 때까지만 해도 김정은 위원장과의 ‘개인적 외교의 힘’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김 위원장과 얼굴을 맞대고 앉으면 그를 매료시켜 합의를 이끌어 낼 수있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접근방식은 결국 실패했다고 CNN은 지적했다.

미국 관리들은 다음 달 내에 북한과 실무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 회담 일정과 장소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은 CNN에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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