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25~27일 日총리 7년 만의 訪中…美 보호무역 맞선 협력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3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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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일본 총리의 25~27일 중국 방문, 일본 총리로서 7년 만의 방중
26일 시진핑 주석과 회담 후 만찬도 예정, ‘양국 정상 간 베이징 만찬’은 11년 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맞서 세계 2,3위 경제대국의 협력 움직임 주목
일본 내에선 “트럼프 견제 카드는 ‘중국’ 뿐” vs “세계 패권 싸움인 만큼 신중해야” 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제일주의’ 압박에 세계 경제규모 2위, 3위국인 중국과 일본이 급속도로 접근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일중 평화우호조약 발효 40주년(23일)을 계기로 25~27일 중국을 방문한다. 일본 총리로서는 7년만의 방중이다.

아베 총리는 500여 명의 기업인들로 구성된 기업사절단과 동행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은 이 기간 중국에서 제3국 인프라 정비 등과 관련된 50여 건의 양국간 각서가 체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국은 또 경제 분야에서 ‘중일 이노베이션·지식재산권 대화’ 설치, 금융위기 시 중앙은행 간 엔화와 위안화를 서로 융통하는 통화스와프 상한 3조엔(약 30조원) 설정 등도 합의할 예정이다. 안보 분야에서는 일본 통합막료장의 내년 방중 등 양국간 방위교류, 해난구조 협력 협정 체결 등이 이뤄진다.

아베 총리는 26일 리커창(李克强) 총리, 시진핑 국가주석과 각각 회담을 갖는다. 시 주석과의 회담 후 만찬도 예정돼 있다. 중국 국가주석이 공식 방문중인 일본 총리를 초청한 만찬은 2007년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 이후 11년 만이다. 양국간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내년 6월 28일부터 이틀간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국빈으로 일본을 방문한다는 안도 논의되고 있다.

1972년 수교한 두 나라 간 ‘일중 평화우호조약’은 1978년 8월 12일 베이징에서 체결됐고, 같은 해 10월 23일 도쿄에서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당시 일본 총리와 덩샤오핑(鄧小平) 중국 부총리의 입회 하에 비준서가 교환되면서 발효됐다.

2012년 9월 일본 정부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국유화하면서 급속히 냉각됐던 양국관계는 지난해 일중 국교정상화(1972년) 45주년을 맞아 10년 만에 축전을 서로 보내면서부터 개선되기 시작했다.

그 배경에는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상 밖’ 당선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 이탈을 선언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색채를 강하게 보이자 일본 경제산업성은 “일본이 트럼프를 견제하는 길은 ‘중국 카드’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 중국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회의에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을 보내 “일대일로를 평가한다”는 내용이 담긴 친서를 시 주석에게 전달했다.

중국도 미국과의 무역마찰에 따른 경제 악화에 손을 써야 할 상황. 7~9월 중국의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6.5%로 9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지방정부의 일본 기업에 대한 접근도 잦아지고 있다. 중국은 ‘반(反)보호무역주의’ 기치를 내걸고 ‘일대일로’ 구상에 일본을 끌어들여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아사히신문은 그러나 미국을 염두에 둔 중국과 일본의 접근에 대해 관가나 경제계 일부에는 뿌리 깊은 경계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바야시 요시미쓰(小林喜光) 경제동우회 대표간사는 “단순 경제의 문제가 아니고 세계 패권의 문제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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