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미국인들, 하버드대학의 입시차별에 항의시위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15일 0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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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입시지원 학생들이 하버드대학(사진)에 대해 “아시아계 지원자들에 대한 사실상의 차별행위를 했다”며 소송을 제기한데 대해서 14일(현지시간) 수백명의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보스턴 중심가에서 지지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하버드 대학의 인종별 쿼터, 인종차별적 고정관점과 더 높은 기준 점수 책정 등에 항의하며 거리를 행진했다. 하버드 대학은 그런 적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긍정적 행동을 위한 시민운동 단체인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들 ”(SFFA:Students for Fair Admissions )이 하버드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15일(현지시간) 보스턴 연방지법원에서 첫 공판이 열린다.

보스턴 중심부 코플리 광장에 모인 군중 앞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단체와 전국에서 모여든 대표들은 한 명씩 연단에 올라가 대학입시에서 인종차별 요인이 절대로 작용되어서는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꿈에는 평등한 교육의 권리도 포함되어있다고 강조했다.

시위대의 다수는 “ 입시생의 인종이 입시에서 해롭게 작용되어서는 안된다” “ 다양성의 이름으로 하는 차별은 잘못” 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나왔다.

에드워드 블럼 SFFA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아주 오랫동안 하버드 대학을 비롯한 명문대학들이 자기들을 백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히스패닉계 지원자들보다도 더 다르게 차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번 소송은 하버드대학의 아시아계 학생에 대한 차별을 끝내기 위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계도 다른 백인, 흑인, 히스패닉계와 똑같은 기준으로 입시 사정을 거치게 되어야 한다면서 입시에 절대로 인종 차별을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버드대학은 인종차별을 하지 않고도 다양성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하버드대의 인종차별이 수십년에 걸쳐 이뤄졌다고 보도자료에서 지적했다.

이번 집회를 주도한 아시아- 아메리칸 교육연맹이란 단체의 공동설립자이며 회장인 유공 자오는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생들은 학과목이나 과외활동 등 모든 방면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대단한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 대학측 사정위원들에게는 끊임없이 가장 저수준으로 평가되어왔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버드대의 인종별 입학 모델 때문에 아시아계 학생들은 견디기 힘든 학업 부담은 물론이고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 다른 심리적인 문제에도 많이 시달리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 뿐 아니라 이런 차별은 기업계나 기술 혁신 등 사회 각 부문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 전체에도 대단한 모욕이라는 것이다.

시위에 동참한 하버드대학생들 가운데 문학 및 역사 전공인 중국계 3학년 생 샐리 첸은 “미국 전체에서 아시아계가 분명히 차별을 받고 있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이번 문제가 대법원 판결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우리는 대학측이 입시과정에서 인종차별을 걷어내고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게 하자는 게 취지이다”라고 말했다. 되도록이면 하버드대 측이 입시에서의 인종차별을 스스로 수정하거나 없애고 공정한 입시관리를 해줬으면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하지만 하버드대 신임총장 래리 바카우는 지난 달 대학측의 인종 차별적 관행을 옹호하고나섰다. 그는 “ 우리 대학은 다양한 환경과 풍부한 경험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배우고 즐기는 것을 사람들도 모두 알고 있다”고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한 고위 교육자 회의에서 말했다.

국내 언론에 따르면 현재 하버드대학의 모든 입학생과 재학생의 23%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이다.

이번 재판은 앞으로 2~3주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판사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시절인 2015년에 임명된 앨리슨 버러 판사이다.

【 보스턴( 미 매사추세츠주)= 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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