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보잉과 나란히 ABC 여객기시대 열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中, 해양패권 도전 이어 ‘항공 굴기’

미국의 보잉, 유럽의 에어버스가 양분해 온 세계 여객기 시장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4일 중국상용항공기(COMAC)가 자체 제작한 중대형 여객기 C919(사진)에 대한 모든 평가를 마쳤다며 5일 상하이(上海) 푸둥(浦東)국제공항에서 첫 시험 비행을 한다고 전했다.

여객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급팽창 중인 중국의 항공기 시장은 2024년 세계 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이 여객기 제작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전수하지 않아 중대형 여객기 자체 제작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중국은 자국산 여객기 제작에 자존심을 걸고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4년 6월 여객기 제조회사를 방문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 자신의 제트 점보기를 창출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COMAC 측은 2015년 11월 2일 ‘꿈이 날다(夢想起航)’라는 주제로 성대한 출고식을 가졌다. 이어 지난해 12월부터 14차례 총 35시간의 활주 테스트 등을 마친 뒤 최적의 기상 여건만을 기다리다 이달 5일을 ‘D데이’로 잡았다.

이 여객기는 프랑스의 CMF 엔진제작회사와 미국 GE가 공동 설계한 LEAP-XIC 엔진 2대를 장착했고, 기체 내외부에 사용된 합금의 중국산 비중도 20∼30%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중국은 C919 개발에 이어 300명 이상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대형 여객기 C929도 개발하는 등 항공선진국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객기 ‘C919’의 영문 기체명 ‘C’에는 세계 3대 항공기 제작국에 올라서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중국(China)과 제조사(COMAC)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것이자 에어버스(Airbus), 보잉(Boeing)과 함께 ‘ABC 여객기 시대’를 열겠다는 뜻이다. ‘919’의 첫 ‘9’는 중국어 발음 ‘주(九)’가 ‘영구히’라는 뜻의 ‘주(久)’와 발음이 같아 붙여졌고, ‘19’는 최대 190석까지 늘릴 수 있는 중형기임을 의미한다.

C919의 총길이는 38.9m이며 날개의 폭은 35.8m에 이른다. 표준 항속거리 4075km, 최대 항속거리 5555km 등으로 경쟁 기종인 보잉 737이나 에어버스 A320과 비슷하다.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COMAC 측은 국내외 14개 금융리스회사로부터 418대, 9개 항공사로부터 152대 등 C919 570대 주문을 미리 받았다. 대부분은 중국 국영 금융 및 항공사들이 주문한 것이지만 외국 회사들에서도 선주문이 들어왔다.

중국 항공업계는 앞으로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3만7900여 대, 중국에서만 5300여 대의 여객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2035년까지 자국산 여객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3분의 1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은 5분의 1까지 키운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에어버스#보잉#abc#여객기#중국#c919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