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日대사 85일 만의 귀임… 가치 공유하는 한일공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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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일본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1월 9일 일본으로 돌아갔던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오늘 귀임한다. 85일 만이다. 어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은 5월 9일의 한국 대통령선거를 언급하며 “관련 정보 수집 및 차기 정권의 탄생에 대비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험성이 커지는 상황에 공조하기 위해서도 일본이 대사를 귀임시킨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미국 연방 대법원도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일본계 극우단체의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와 관련한 상고 신청을 각하한 바 있다. 혹독한 인권 유린을 겪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비롯해 과거를 잊지 말아야 이 같은 잔학행위가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데 세계가 공감한다는 사실을 일본은 알아야 한다.

인권과 평화,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외면하고 일본이 국수주의적 정치에 매몰된다면 걱정스러운 일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 각의를 열어 1890년 군국주의 상징으로 반포됐던 ‘교육칙어’를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채택했다. 일본 국민을 신민(臣民)으로 규정하고 일왕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교육칙어 아래 일본은 침략전쟁을 일으켜 주변국에 상처를 남겼다. 1948년 폐기된 전체주의적, 극우적 교육철학을 아베 신조 정권이 되살린 것은 역사의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행보다.

독도 왜곡 교과서 의무화에 이어 교육칙어를 통해 자라나는 세대에 시대착오적 가치관을 심어준다면 일본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대사 귀임을 계기로 한미-미일-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 복원을 위해서도 일본이 바른 선택을 숙고하길 바란다.
#위안부 소녀상#나가미네 야스마사#주한 일본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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