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국민에겐 삶의 문제가 중요한데 주류 언론은 e메일만 떠들어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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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자서전 ‘우리의 혁명’ 발간… 기득권세력의 ‘클린턴 편향’ 비판

 “TV토론이 끝나고 주류 미디어와 (워싱턴) 인사이드 정치 전문가들은 ‘힐러리 클린턴이 이겼다’고 했다. 그들 눈에 중요한 건 ‘누가 더 대통령다운가’였다. 그러나 그들과 전혀 다르게 세상을 보는 일반인들에겐 ‘내 삶에 영향을 주는 문제들을 누가 더 잘 해결할 것인가’가 더 중요했다. 그들은 내가 더 잘했다고 했다.”

 미국 대선 기간 내내 주류 언론과 워싱턴 기득권 세력의 클린턴 편향을 지적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70)의 독설이 아니다. 민주당 경선에서 클린턴(69)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버몬트·사진)이 14일(현지 시간) 발간한 자서전 ‘우리의 혁명-믿을 수 있는 미래’에서 털어놓은 얘기다.

 샌더스는 자서전에서 “지난해 10월 TV토론에서 ‘국민은 클린턴의 빌어먹을(damn) e메일에 지긋지긋해한다. 붕괴하는 중산층, 소득 불평등 심화, 사라지는 일자리 등 미국이 당면한 진짜 문제를 논의하자’고 말했는데 주류 미디어는 ‘e메일’(면죄부) 얘기만 보도하더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주류 매스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는 노년층에서 클린턴은 (나를) 너무 쉽게, 그리고 크게 이겼다”며 이를 경선 패배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샌더스는 “노년층은 클린턴 부부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고 생전에 ‘첫 여성 대통령’을 보고 싶어 했다. 내가 사회주의자이고 75세 고령이란 점에 거부감도 강했다”고 회고했다.

 샌더스는 “(클린턴의 정치적 근거지인) 뉴욕에서 그녀를 꺾는 것이 내가 승리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노력했지만 (맨해튼 등이 속한) 뉴욕 시의 큰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패색이 짙어진 뒤엔 민주당 정강정책의 진보 색채를 강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올해 6월 14일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자신과 클린턴, 두 캠프의 핵심 멤버들이 참석한 ‘3 대 3 90분 회동’을 갖고 공립대학의 등록금 면제 등 진보 공약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다고 기록했다.

 미 언론들은 자서전 내용은 샌더스가 고령임에도 ‘2020년 대선 도전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해석해도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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