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3년전 경고 “中, 北 통제 못하면 미사일 방어망으로 포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4일 22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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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3년 전 "중국 인민해방군은 도발적인 북한의 가장 큰 지지자"라며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중국을 미사일 방어망으로 에워쌀 것이고 보다 많은 함대를 이 지역에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SCMP가 인용 보도한 미 폭로전문 매체 위키리크스 자료에 따르면 클린턴은 국무장관 퇴임 4개월 뒤인 2013년 6월 골드만삭스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강연에서 "북한이 소형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손에 넣는다면 미국은 참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중국 측에 전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이 소형 핵무기를 탑재한 ICBM을 확보하게 된다면 일본 한국 같은 동맹국들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이론상으로 하와이와 미 서부까지도 도달할 수 있다"며 "중국이 북한을 통제하는데 실패한다면 우리가 위협들로부터 방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그해 10월 골드만삭스 직원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선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문제로 중국 관리와 논쟁했다고 소개했다. 클린턴은 "중국이 남중국해 전부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한다면 미국도 태평양을 미국해(America Sea)라고 부를 수 있다"고 반박했다고 설명했다. 클린턴의 발언은 해킹 당한 존 포데스타 클린턴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의 e메일에 포함돼 있다고 SCMP은 전했다. 클린턴의 발언은 국무장관 퇴임 후 한 것이지만 2009년 1월부터 2013년 2월까지 4년여 동안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장기간 국무장관을 한 경력에 비춰볼 때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對中) 및 북핵 문제에 대한 인식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한미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반발해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4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랴오닝(遼寧)성의 한 대북 무역업자는 "8월 이후 중국이 대북 원유 수출을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며 "압록강변에 있는 '빠싼 저유소(八三油庫)'에서 원유가 정상적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빠싼 저유소는 단둥(丹東)에서 약 30km 북쪽에 있으며, 중국은 1974년부터 이 곳에서 평안북도 피현군 백마화학 공장까지 11km구간에 송유관을 설치해 원유를 공급하고 있다. 소식통은 "송유관내의 원유가 굳어지지 않게 하려면 한해 최소 50만t을 북한으로 보내야 한다"면서 "중국이 대북제재 결의에 도장을 찍고도 적어도 한 달에 4만t씩 보냈다는 소리"라고 말했다.

대북제재 속에서도 북중 접경도시 지린(吉林) 성 허룽(和龍) 시에 조성 중인 '변경(邊境)경제합작구' 사업도 순항 중이라고 연변조선족자치주 기관지인 연변일보가 14일 보도했다. 북한 최대 철광석 탄광이 있는 함경북도 무산과 마주한 허룽 시는 추정 매장량 45억t에 달하는 무산 철광의 철광석을 중국으로 반입하는 주요 통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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