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이슈, 홍콩 정치 중심부 진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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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우산혁명 세력 의원당선 평가
中 적극적 선거개입에도 약진… 대만 이어 홍콩서도 일국양제 역풍
中국무원 “홍콩 독립 주장 유감”

‘홍콩 입법회 의원(한국의 국회의원) 선거 결과는 홍콩의 독립이 제도권 정치의 주류에 합류했음을 보여준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자 기사에서 홍콩 입법회 의원 선거 결과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했다. 4일 치러진 선거에서 지역구(35석)와 직능대표(35석)를 합친 총 70석 중 친(親)중국파는 모두 40석으로 4년 전보다 3석이 줄었다. 반면 최연소 당선 기록을 깨뜨린 네이선 로 데모시스토당 대표(23)를 포함해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의 주역 6명이 입법회에 진출했다. 이들은 반중(反中) 성향으로 중국 당국이 ‘극단주의자’로 분류했던 사람들이다. 아울러 야권인 자치파도 30석을 차지하며 3석을 늘렸다. 자치파는 전체 의석 3분의 1(24석) 선을 확보해 법안 의결 때 비토권을 유지했다.

중국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우산혁명 주역들의 출마를 저지하는 등 선거에 적극 개입했다. 이들이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은행 계좌 개설을 막고 출마자 선거 팸플릿을 검열해 ‘자치’라는 단어를 지우기도 했다. FT는 “이 같은 중국 당국의 개입이 없었다면 직선으로 뽑는 40석 중 3분의 1은 (홍콩 독립파들이) 차지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홍콩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1997년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하면서 중-영 양국이 체결한 ‘홍콩 기본법’에 따라 홍콩의 자치는 2037년 끝난다. FT는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에 대해 중국이 강경하고 비타협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홍콩의 독립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의원이 됐다”고 전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은 홍콩 입법회 안에서든 밖에서든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는 모든 행위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대만에서 독립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올해 5월 취임하고, 홍콩 입법원에 독립파 의원이 대거 입성한 두 사건은 대만과 홍콩 양쪽 모두에서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가 도전받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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