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최대 피해자는 밀레니얼 세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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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선진 8개국 소득 통계 분석’
25~29세 가구주 소득 성장률… 최근 30년 평균 밑돌며 뒷걸음질
은퇴자가구 소득은 20% 이상 늘어… 세대간 소득 격차 사회문제로

지난 30년간 서구사회에서 번창했던 신자유주의 폐해의 최대 피해자가 ‘밀레니얼 세대’(1980∼1995년 태어난 Y세대)임을 입증하는 증거를 찾았다고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7일 보도했다.

조지프 라운트리 개혁기금의 후원을 받아 룩셈부르크 소득연구소(LIS)의 크로스내셔널데이터센터가 미국 캐나다 호주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방 선진 8개국의 소득 통계를 분석한 결과 가구주가 25∼29세인 가구의 가처분소득 성장률은 최근 30여 년의 평균을 밑돌며 뒷걸음질친 것으로 조사됐다.

나라별로는 이탈리아(1986∼2010년)와 스페인(1980∼2010년)의 성장률이 ―19%와 ―12%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미국(1979∼2010년)이 ―9%, 프랑스(1978∼2010년)가 ―8%로 뒤를 이었다. 20대 가구 소득성장률이 평균을 웃돈 나라는 호주(1985∼2010년)가 유일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구주가 연금을 지급받는 65∼69세, 70∼74세 은퇴자 가구의 소득은 평균보다 20% 이상 늘었다. 미국에선 두 연령대 각각 28%와 25% 늘었고, 프랑스에서도 각각 49%와 31% 증가했다. 특히 영국은 연금수급자의 소득상승률이 청년층의 3배를 웃돌아 세대 간 소득 격차가 가장 심각한 나라로 조사됐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경제활동이 활발한 30세 미만 청년층은 국민 평균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이제 청년 세대는 국민 평균보다 20% 더 소득이 낮은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반면 은퇴 세대는 연금소득으로 더 부유해져 ‘세대 간 빈부격차’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연금을 받는 노년층이 사상 처음으로 50세 미만이 가구주인 가구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렸다. 이탈리아에서는 35세 미만 인구가 80세 미만 연금 수급자보다 가난해졌다. 2013년 하반기 기준으로 30대 미만 미국인의 평균 소득은 65∼79세 평균소득보다 낮다.

가디언은 산업화 시대에 진입한 이래 전쟁이나 심각한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 청년층 소득이 다른 세대보다 줄어든 것은 최초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밀레니얼 세대에겐 학자금, 취업난, 세계화, 노령화 및 집값 폭등에 이어 전례 없는 소득 감소까지 한꺼번에 닥쳤다는 점에서 ‘퍼펙트 스톰’에 가까운 재앙이 몰아닥친 셈이라고 표현했다. 영국의 경제학자 다이앤 코일은 “자본주의 여명기 이래로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며 “과거의 방식으로 경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지 자체가 의문시된다”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밀레니얼 세대#신자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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