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엑소더스’ 외국인 투자자 떠난다…中 경제위기 치명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2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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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원자재 수출 바람을 타고 신흥 성장대륙으로 불렸던 ‘아프리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다.

21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에 본사를 둔 금융회사 바클레이즈는 최근 바클레이즈 아프리카 그룹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약 한 세기동안 아프리카 투자를 했지만 이제는 출구전략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를 포함해 아프리카에 뛰어들었던 많은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시 탈출 현상의 원인은 지난해 말부터 각종 경제지표가 급격히 하락하는 등 경제 전망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중국과 유럽 경제의 침체에 따른 세계 경제 하락으로 원자재 수출이 줄고 단가도 떨어진 것이 직격탄이 됐다. 특히 대규모 원조를 퍼부어 가며 지역에 공을 들였던 중국의 경제위기는 치명타에 가까웠다.

각종 경제지표는 모두 하락세다. 나이지리아가 증시는 올 들어 14% 가량 내리면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잠비아도 주력분야인 구리 수출이 곤두박질치면서 지난해 스탠드앤드푸어스(S&P) 잠비아 지수가 45% 떨어졌다.

지난해 잠비아 화폐인 ‘콰차(kwacha)’의 가치도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 등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앙골라, 가나 등의 통화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쌀이나 밀가루 등 주식의 원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보니 자국 통화하락은 결국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문제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WSJ은 “투자자의 눈이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산업화를 위해 전력투구하는 아시아 국가들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와사치 프론티어 이머징 스몰 컨트리 펀드의 로라 게이츠 펀드매니저는 “아프리카는 더 이상 중국에 의존한 원자재 수출 호황만으로는 투자자를 유혹할 수 없다”며 “유능하고, 의욕 넘치는 젊은 노동력이야말로 현재 아프리카가 의존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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