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오바마 대통령, 절친이 없다…외교현안 해결에 악영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1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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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친밀한 외국 정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확산, 우크라이나 사태 등 산적한 외교 현안을 해결하는 데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모습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관계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이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 의회 연설에서 미국의 이란 핵협상 정책을 비판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몇 시간 뒤 “연설을 보지 못했다”는 싸늘한 반응을 내놓았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아예 시간을 들이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NYT는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모든 사람에게 친밀감을 과시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비즈니스식 접근법’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백악관 조차 “외국 정상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스타일이 아니다”고 시인할 정도다. 이 때문에 미국이 대러시아 제재, IS 공습, 기후변화 협약 체결 등을 주도할 때도 단순히 마음이 맞는 국가들만 동참한다는 것.

미국 대통령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역사가 로버트 달렉은 오바마 대통령을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쿨한 손님(cool customer)’에 비유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대통령-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같은 격의 없는 관계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이런 스타일은 견고한 동맹을 구축하거나 국제사회의 난제를 부드럽게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상대적으로 깊은 친분을 쌓았던 외국 정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꼽힌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과는 우호관계를 맺었지만 가까워지진 못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사이가 좋지만 미국 정보기관이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한 사건이 불거진 뒤로 서먹해졌다. 마틴 인다이크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 “오바마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 가까워지길 원했지만 시 주석이 그런 관계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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