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방공구역은 시진핑 야심작”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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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언론 ‘태평양 패권전략’ 분석… “시주석, 8월 작전반경 확대지시”
항모 랴오닝함, 하이난섬 싼야 정박… 中 두번째 항모기지 위성으로 확인

‘중국 군사력 전개의 목표선인 제1도련(島련·섬으로 이어진 쇠사슬·규슈∼오키나와∼대만)을 돌파하라.’

홍콩 시사주간 야저우저우칸(亞洲週刊) 최신호는 인민해방군 최고 지휘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최근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의 의미를 이같이 전했다. 중국의 ADIZ 설정 의도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와 동중국해의 자원 확보를 넘어 일본 오키나와(沖繩) 섬과 미야코(宮古) 섬 사이의 국제 항로인 미야코 해협을 통제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대양으로 향하거나 미국이 중국 근해로 진입하려면 미야코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ADIZ 설정은 활동반경 확대를 노린 중국군의 전략적 포석이라는 얘기다.

중앙군사위는 아주 오랫동안 ADIZ 설치를 추진해 왔고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잡지는 전했다. 지난해 중국 국방부는 중앙군사위에 가급적 빨리 ADIZ를 설정하자고 건의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그러다 4개월 전인 8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및 중앙군사위 주석이 “자원 전쟁이 전략 전쟁으로 바뀌고 있다”는 요지로 말하며 ADIZ 설정을 지시했다고 잡지는 전했다.

중국군은 최근 수년간 전방위적으로 활동반경을 키우고 있다. 중국 폭격기가 9월 처음으로 제1도련을 넘어 비행했다. 지난달 27일 남해함대 소속 전함 2척도 남태평양에서 실탄 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인민해방군 기관지 제팡(解放)군보가 지난달 말 전했다. 중국 해군의 대양 훈련이 서태평양을 넘어 남태평양까지 확대된 것.

중국은 핵심 에너지 수송로이자 동남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에서도 군사력을 대폭 키우고 있다. 항공모함 전단을 구성해 남중국해에 진입한 항모 랴오닝(遼寧)함이 중국 최남단 하이난(海南) 섬 싼야(三亞)의 모 군항에 정박했다. 이로써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에 이어 싼야에 중국의 두 번째 항모기지가 설치됐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항모는 항모기지에서 무기와 탄약 등 물자를 보급받는다. 항모기지 설치는 항모가 상시적으로 운용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싼야 항모기지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7월 서방의 군사전문지는 중국이 하이난에 항모 4대를 정박할 수 있는 부두를 건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중국해의 긴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중국이 핵추진 항모를 건조 중이라는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2년 안에 4만8000∼6만4000t급 핵추진 항모 2척의 건조가 끝나 실전 배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일 군사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2020년까지 중형 항모를 최대 4척까지 추가 건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항모기지 역시 계속 건설된다. 현재 저장(浙江) 성 저우산(舟山) 군도에 추가 항모기지가 들어선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인민해방군은 지난달 29일부터 6일까지 8일 동안 보하이(渤海)와 서해(중국명 황해)에서 실탄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중국#방공식별구역#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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