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5세대 지도부 리더십 탐구]“태상황에 상황… 시진핑 뒤에 수렴청정 2명”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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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후진타오 막후 영향력… 시진핑 운신의 폭 넓지 않아

“상황(上皇)에 이어 태상황(太上皇)까지…”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15일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자인 총서기로 등극할 예정이지만 퇴임 10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장 전 주석과 마찬가지로 퇴임 뒤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때문에 정치적 재량권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환갑(還甲)에 가까운 나이지만 ‘황제’의 자리에 오르는 시 부주석에게 시어머니에 해당하는 상황과 시할머니에 해당하는 태상황까지 모두 건재해 그의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 부주석은 현재 진행 중인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직후 총서기직을 후 주석에게서 물려받는다. 시 부주석은 중국 인민들에게서 공산당의 권위와 정통성이 점점 약해지는 가운데 총서기가 된다. 설상가상으로 당내 장악력도 과거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 등 절대적 권위 수준은 고사하고 장 전 주석이나 후 주석에 못 미칠 개연성이 크다.

먼저 시 부주석은 중국 국민이 직접 선거로 뽑은 지도자가 아니다. 당이 뽑은, 정확히는 당 지도부의 계파 간 합의와 타협에 따라 선출됐다. 국민이 아닌 당 지도부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당 지도부를 상당히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관례적, 제도적으로 중요 결정을 당 원로와 상의하는 구조가 갖춰졌다. 8일 당 대회 개막식에 후 주석이 장 전 주석을 ‘모시고’ 나왔다. 중국 정치에서 ‘원로’는 ‘실권이 없는 퇴직 지도자’가 아니라 각종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막후 실력자’다.

게다가 후 주석과 장 전 주석은 공산주의청년단(團派·퇀파이)과 상하이방(上海幇)을 이끌고 있다. 후 주석은 최근 드러난 군부 고위층 등의 인사에서 보듯 자신의 심복들을 주요 요직에 배치하고 있다. 차기 상무위원으로 거론되는 인물 중 상당수가 장쩌민,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 계열로 꼽힌다. 반면 시 부주석의 사람이라고 거론되는 인물은 거의 없다.

장 전 주석은 13년간 총서기직에 재임했다. 후 주석은 2002년 총서기에 오르기 10년 전부터 정치국 상무위원을 맡았다. 상무위원만 20년을 하면서 권력 기반을 다진 것이다. 반면 시 부주석은 상하이(上海) 서기로 있다 2007년 상무위원에 전격 발탁됐다. 태자당으로 많은 원로의 지지를 받지만 전임자들에 비해 자신의 권력 기반을 다질 시간이 짧았다.

이런 사실을 반영하듯 시 부주석이 중국 최고 지도자의 거주 및 사무 구역인 중난하이(中南海)의 실질적 주인이 될지부터 관심사가 되고 있다. 후 주석이 중국군 최고 지휘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유지하면서 중난하이 내 주석 관저에 머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후 주석도 장 전 주석이 주석 관저를 비워 주지 않아 오랫동안 그보다 작은 관저에서 보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중국#장쩌민#후진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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