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노다 “한일관계 발전 협력” 5분 대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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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회의장 나가는 MB에 노다 먼저 다가와 말 건네… “외교갈등 새 국면” 관측
“영토문제 온도 낮출 필요”… 클린턴, MB-노다에 제안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비록 짧은 대화였지만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한일 간 외교 갈등이 본격화한 이후 첫 만남이었다. 일단 확전을 자제하고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두 정상은 이날 만남에서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협력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다 총리는 회동 후 일본 기자들에게 “북한 문제에 있어 한일이 대국적으로 연계해 가야 한다고 (이 대통령에게) 얘기했다”고 대화 내용을 밝혔다.

두 정상의 만남은 APEC 정상회의를 마친 후 회의장을 나오는 이 대통령에게 노다 총리가 다가와 말을 건네면서 통역을 포함해 5분가량 선 채로 진행됐다. 8, 9일 열린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은 바로 옆자리에 앉았지만 악수를 한 것 외에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일본 외상도 8일 만찬장에서 만나 5분간 대화를 나누고 양국 간 상황을 가급적 조기에 진정시키기 위해 상호 냉정히 대응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전방위 외교와 달리 일본은 영토 문제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8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예정에 없던 비공식회동을 하고 최근 윈난(雲南) 성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를 위로하며 우의를 과시했다. 반면 후 주석은 9일 노다 총리와의 회동에서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문제 등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해 분위기가 냉랭했음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열었다. 양국은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을 비롯한 극동 시베리아 개발이 남북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노다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비공식회담에서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교섭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9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대신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을 1시간가량 만났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 한미 관계의 기초가 튼튼하기 때문에 양국 협력 관계는 앞으로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클린턴 장관은 “최근 한미 관계는 황금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클린턴 장관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행보와 관련해 “북한의 젊은 지도자(young leader)가 자신의 힘을 강화하는 모습을 주시하고 있다. 경제 변화를 얘기하고 있지만 아직 실체적인 변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측은 이 자리에서 독도 문제 등은 논의하지 않았으나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 대통령과 노다 총리를 각각 만나 “(양국이) 영토 문제에 대해 온도를 낮출 필요가 있으며 조용하고 절제된 접근법을 취하도록 촉구했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채널A 영상] 먼저 손 내민 노다 총리, 회의장 나가는 MB에 다가가…

블라디보스토크=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명박 대통령#노다 요시히코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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