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전역 내전 돌입]반군 “수도 함락때까지 전면전”… 정부, 골란고원 병력 빼내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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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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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스쿠스 3일째 시가전… 작년 3월 이후 최대 교전

시리아 전역이 사실상 내전 상태에 돌입했다. 특히 15∼17일 수도 다마스쿠스 시내 곳곳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이 치열한 시가전을 3일째 벌였다. 이 같은 대규모 교전이 이어진 것은 지난해 3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국제사회는 더이상의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긴급 중재에 나서는 한편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압력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 안팎에서 벼랑으로 몰리는 아사드 독재정권과 시리아 사태를 긴급 점검했다.

○ 민간인-군인 149명 사망

시리아 최대 반군단체인 자유시리아군(FSA)은 17일 “다마스쿠스 해방전쟁이 시작됐다”며 “승리가 가까워졌다. 다마스쿠스가 함락될 때까지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FSA의 이 같은 선포는 정부군을 무력으로 굴복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로 해석된다.

앞서 FSA는 16일 성명을 통해 “정부군의 대량학살과 야만적인 범죄에 대항하고자 오후 8시경 전면공격 작전을 개시했다”며 “주요 공격 목표는 다마스쿠스 등 전국의 보안부대”라고 밝힌 바 있다. 교전은 다마스쿠스 중심지인 미단과 카파르수사 타다몬 자히라 등지에서 집중적으로 벌어졌다. 사망자는 민간인 82명, 반군 26명, 정부군 41명 등 149명이나 됐다. 타다몬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탈출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반군의 전면공격에 맞서 아사드는 골란고원의 정규군 병력을 빼내 다마스쿠스와 교전지역에 배치했다. 이스라엘과 영유권을 다투는 전략지역인 골란고원에서 병력을 빼낼 정도로 교전 상황이 심각해졌다는 뜻이다. 시리아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리아 정부군은 17일 새벽 카담, 하자르아스와드 지역에서는 무장 헬기들을 동원해 저공비행하면서 기총소사를 가하며 반군을 공격했다.

한편 이라크 정부는 이날 시리아 내 자국민에게 자국으로 돌아오라는 소개령을 내렸다.

○ 유혈사태로 커져가는 민심 이반

사태의 발단은 사소한 데서 시작됐다. 2011년 3월 남부의 다라에서 초등학생들이 아사드 대통령의 초상화를 훼손하자 비밀경찰이 이들을 체포했다. 학부모들이 이에 항의하면서 반정부 시위를 벌였고 정부군이 무차별 발포해 100여 명이 희생됐다.

이후 반정부 시위는 하마, 홈스, 훌라 등 북부지역으로 번졌다. 시위대는 비상조치법 폐지, 정당제 법적 보장, 부패관리 제거 등을 외치다 정권 퇴진까지 요구했다. 여기에는 43년간 계속된 부자(父子) 세습독재에 대한 반감이 자리하고 있다. 1970년 쿠데타로 집권한 하페즈 알아사드는 긴급조치법으로 사회를 옥죄며 30년간 독재를 펼쳤다. 시리아 내 12%에 불과한 소수파인 알라위파(시아파의 분파) 출신인 하페즈가 다수파인 수니파(74%)를 통치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이후 알라위파는 정부 기관이나 군, 보안기관을 장악하는 지배세력이 됐고 수니파의 반감도 커졌다.

특히 최근의 유혈사태는 수니파의 반감에 불을 질렀다. 1982년에도 하페즈는 하마에서 수니파 시위를 무력 진압해 1만 명 이상이 숨졌다. 특히 12일 트렘사에서 벌어진 유혈 탄압을 놓고는 ‘수니파에 대한 인종청소’라는 말까지 나왔다. 16개월간 사망자는 1만7000여 명. 사망자가 리비아 내전으로 숨진 2만5000∼3만 명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시리아 사태를 내전(內戰)이라고 규정해 민간인을 상대로 한 공격, 고문, 살인 등에 대해서는 전쟁범죄로 기소할 수 있는 길을 터놓았다.

○ 빨라지는 전현 유엔 사무총장 중재 노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 공동특사(전 유엔 사무총장)는 17일 각각 러시아와 중국 지도부를 만나 시리아의 유혈사태 악화를 막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들의 노력은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담은 유엔 결의안에 반대하는 두 나라를 설득하기 위한 것. 하지만 러시아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고 특히 무기를 실은 선박을 시리아로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국제사회의 압박과 함께 시리아 내 민심 이반이 점차 심화되면서 아사드 정권의 붕괴가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윤양섭 선임기자 lailai@donga.com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시리아#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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